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16일 “모피아(MOFIA, 재정경제부 출신 관료)만이 꼭 금융이나 재정쪽을 다 해야 한다는 (기존의)룰은 약화돼야 한다”며 재경부 퇴직 관료들이 산하 금융기관장을 독식해 온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인사방침은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의 사표 제출로 불거진 금융기관장 인사와 이와 맞물린 재경부 1급 후속인사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 보좌관은 또 “공기업이나 산하단체장 인사는 임기가 만료되거나 공석중인 곳,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곳 등을 중심으로 우선 50곳 정도를 먼저 한 뒤 순차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보좌관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공기업과 산하단체 인사 기준을 얘기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재경부 출신 관료들이 줄줄이 금융기관장을 장악하는 낙하산 인사를 언급하면서 “(모피아가)금융, 재정쪽은 특수 분야다 그러고 막 감춰놓고 살았지만 이제는 그렇게만은 안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 보좌관은 이어 “새 정부의 산하기관장 인사 시스템이 가동하면 모피아는 점점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피아가) 우리는 언제든지 건재한다 이건 곤란하다”며 “재경부 공무원들이 유능한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무차별 낙하산 인사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와 함께 공기업과 산하단체장 인사에 대해 “한꺼번에 인사를 할 순 없고 중요한 기관, 임기를 다 한 곳, 사장이나 기관장이 사표를 내 인사요인이 발생한 곳을 중심으로 50개정도를 우선 한 뒤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보좌관은 “현행 사장추천위원회나 인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서 “투명 공정한 인사를 위해 각 부처ㆍ청의 인사위를 격상시키고 시민단체도 인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