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지진 사망자 절반이 돌연사

일본 북서부 니가타(新潟)현을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쇼크'와 '스트레스' 등 원인으로 돌연사한 것으로 27일 잠정 파악됐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23일 발생한 이번 지진의 사망자는 총 31명으로 16명이 이같은 증세를 호소하다 심폐정지와 뇌경색으로 숨졌다. 특히 돌연사한 이들의 대부분은 40세 이상의 고령자가 다수로 나타났다. ▲ 돌연사 급증 = 대개 피난의 와중에서 돌연사한 16명 가운데 10명은 60세 이상, 5명은 80세 이상으로 파악됐다. 극도의 스트레스에 의한 혈압 급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들은 눈에 띄는 외상이 없었으나 피난생활이 시작되자 심근경색과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졌다. 피해지역인 오치야(小千谷) 종합병원에 실려온 환자 중에는 혈압강하제를 먹어도 혈압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지진을 겪고난 뒤 공포를 이기지 못하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좁은 대피소와 자동차 등에서의 수면부족과불편한 생활, 추위 등으로 피난민들의 체력과 정신력이 극도로 약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중년층 사망자 중에는 무너진 집과 농장에서 가재도구 등 재산을 챙기려고무리한 작업을 반복하다가 누적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혈압상승으로 쓰러진 경우도 있었다. 한 피난민은 "여진이 자꾸 일어나니까 긴장돼 잠을 잘 수 가 없다"고 호소했다. 방재센터의 관계자는 "한신(阪神) 대지진에 비해 크고 잦은 여진이 피난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적십자사의 관계자는 "대피소가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좁아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분과 수면 확보가 급선무"며 "극심한 스트레스는 체내에서 혈액을 응고하는 물질을 늘려 심근경색과 뇌경색을 유발한다"고 조언했다. 돌연사가 증가하자 니가타현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내과와 정신과 의사, 심리안정 치료사, 간호사 등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현 관계자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신과 치료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여진 한신대지진의 3배 = 이번 지진의 여진이 최악의 지진 중 하나로 꼽히는지난 1995년 한신대지진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사실이 기상청 조사로 밝혀졌다. 분석에 따르면 최초 6시간의 경우, 이번 지진에서는 진도 1 이상의 여진이 164차례로 한신대지진의 88차례에 비해 2배 가량 많았다. 36시간을 기준하면 3배 가량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진도 6.8의 첫 진동에 이어 6 이상의 강한 여진이 40분 사이에 3차례나 일어난것도 과거의 예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기상청은 지적했다. 또 본진(本震)에 못지않은 큰 규모의 여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원이 지표밑 13㎞로 얕은데다 주변에 무수히 많은 단층이 이리저리 물려있어 단층면이 복잡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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