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30대 A형간염 급증

위생적 환경탓에 항체 없어 질병위험 노출<br>지난해 154명 발병… 11년새 12배나 껑충


회사원 박모(36)씨는 최근 온몸이 아프고 열이 심하게 나 인근 의원을 찾았다. 감기와 장염증상같다는 의사의 말에 일주일간 항생제와 해열제를 처방받아 약을 먹었으나 상태가 더욱 악화돼 급기야 어지럼증을 느끼고 균형을 잘 못 잡고 헛소리까지 하다 쓰러진 채 응급차에 실려 종합병원으로 갔다. 박씨의 병명은 A형간염. 박씨는 당시 간손상을 나타내는 수치가 정상치의 30배이상으로 크게 올라가 약 10일간의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B형간염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A형간염 환자가 최근 급속히 늘고 있다. 특히 어렸을 때 항체가 생성되지 않은 20~30대의 젊은 A형간염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변관수 고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40대 이상은 어렸을 때 A형간염을 앓아 90%이상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오히려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10~30대들은 항체가 없어 질병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9일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진우 교수팀이 A형 간염환자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7년 13명에 불과했던 환자수가 2007년 154명으로 11년새 12배가량 급증했다. 11년간 총 환자수 641명 중 남자가 352명(54.9%)으로 여자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305명(47%)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30대가 215명(33%)으로 20~30대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또 강남성모병원에 따르면 2001년 7명이던 A형간염 입원환자수가 2006년 92명으로 급증했다. 고대구로병원과 길병원의 조사에서도 1991년 1명에 불과했던 환자수가 1998년 119명으로 증가했으며 전체환자 중 60%가량이 10~30대 젊은 층이었다. 기침과 콧물 없이 몸이 아프거나 심하게 피로하고 열이 나며 갑자기 식욕이 떨어질 경우 A형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초기증상이 감기몸살과 장염과 유사해 감기약 등을 잘못 먹을 경우 간기능 악화를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평소 과음을 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A형간염 항체가 없을 경우 가급적 백신을 맞고, 혈액으로 감염되는 B형간염과 달리 주로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므로 개인위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A형간염은 어렸을 때 걸리면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불현성 감염으로 자연치유되면서 항체가 생기지만 성인에게 발병시 GOT, GPT 등 간손상 수치를 정상치의 30~40배 이상으로 높여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엄순호 고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교수는 “화장실을 다녀온 후 반드시 손을 씻고 생수병에 입을 대고 먹지 않는 등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며 “오염된 음식을 먹더라도 간이 건강하면 발병하지 않는 만큼 폭음을 피하고 음주 후 3일간 술을 먹지 않는 등 간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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