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은 청계천과 뉴타운으로 요약된다. 전임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밑그림을 그대로 물려받는 셈이다.
이 같은 접근은 서울시가 정책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첫 단추를 끼운 이 시장과 달리 오 당선자는 좀 더 ‘실질적인’ 성공사례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크다.
오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은 강북에 집중돼 있다. 정책은 크게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 ▦광역적 뉴타운지구 지정 등 2가지로 나뉜다.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는 쾌적성과 문화가 복합된 도심공간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강북 뉴타운 개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는 서울시 뉴타운을 50곳으로 늘리고, 그 규모를 광역단위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뉴타운 사업을 전담하는 공사를 설치하는 한편 강북 학교시설을 개선해 공교육의 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서민층의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10만호 건설이 계획돼 있다. 소형평형 위주이던 임대주택은 중형평형이 생기고,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독거노인을 위한 실버임대주택도 개발된다.
오 당선자는 강남에 대해선 규제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철원 보좌관은 “부동산 문제는 수요억제보다 공급확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순차적인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체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사안에 따라 엇갈린다. 일단 도심 재개발에는 ‘파란 불’이 켜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뉴타운 숫자를 늘리는 것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지금까지 지정한 뉴타운도 그 숫자가 적지 않은 데다,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추가로 지정해 땅값만 올리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지적이다.
전임자 정책과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에 자기 색깔을 입히고 구체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