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감독당국 비웃는 증권가 떴다방

제방 관리자는 개미 한마리가 미칠 영향력을 무시하고 낮잠을 즐기는 베짱이와도 같았다. 설마 둑까지 무너지겠는냐라는 안이한 생각이었다.최근 증권시장은 우선주와 관리종목이 이상급등하며 투기장화 됐다. 대구백화점의 우선주 등을 필두로 전체 우선주 종목들에 투기열풍이 몰아친 것이다. 하지만 제방관리자의 행동은 굼뜨기 그지없는 뒷짐 행정의 결정판으로 비치고 있다. 증권시장은 공정한 거래가 생명이다. 그리고 불공정거래와 투기적거래 감시의 관건은 신속한 상황인식과 심리다. 그래서 증권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주머니 돈을 털어 살림을 꾸려가는 이들 기관은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보다 피해를 주는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 우선주가 보통주 가격의 10배를 넘어서며 적지 않은 거래가 일어났는데도 현상을 앞에 두고 이를 방치했다. 눈뜬 장님들이 시장을 관리하지 않는 한 이같은 사건이 현실화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감독당국은 우선주 이상급등 현상이 최소 한달간 계속된 후에야 행동에 나섰고 감독당국의 심리와 조사가 시작된 후에도 금벵이 행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당기간 이상급등 현상은 계속됐다. 우선주 급등 행진의 배경에 수익률게임 참여자들의 집단적 작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뒤늦게 언론이 이 문제를 집중 지적하자 우선주 가격은 한풀 꺾였고 뒤늦게 투기대열에 동참한 어리숙한 투자자들은 골탕을 먹게 됐다. 결국 이 두 기관의 안이한 시장대처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투기열풍에 가담한 투자자들도 책임이 있지만 그 터전을 제공한 것은 감독당국의 책임이다.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차원에서 감독당국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어리숙한 시장관리자는 21세기 자본시장에서 발을 붙이기 힘들 것이다. 증권부 이정배 기자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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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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