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경기 김포

대표적 도농복합도시… 동서 지역 표심 정반대

집권여당 ‘지역일꾼론’ vs 장관출신 ‘일 머리론’

7·30 재보궐선거 실시 지역 15곳 중 가장 최북단에 위치한 경기 김포 지역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다. 북한과 인접해 있는 서쪽지역(양촌읍·통진읍·대곶면·월곶면·하성면)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고령층이 많이 거주한다. 반면 서울과 인천에 맞닿아 있는 지역(김포1~2동·사우동·풍무동·장기동·구래동·고촌읍)은 신도시 조성·재개발 등을 통해 야권 성향의 20~40대 인구가 대거 유입됐다. 동서 지역의 표심이 엇갈리는 구도다.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는 7·30 재보선 사전투표 첫 날인 25일 젊은층이 주로 거주하는 도심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줄곧 고촌읍에서 이어왔던 아침 출근길 유세도 장기동(한강신도시)에서 실시했으며, 오후에는 서청원 최고위원의 지원 사격 속에서 도심 일대를 돌며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사전투표에 앞서 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포 출신 이력을 바탕으로 ‘지역일꾼론’을 앞세우고 있는 홍 후보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서쪽 농·어촌 지역에서 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통진읍에서 상점을 운영하며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50대 이종영씨는 이날 기자에게 “김포 동쪽 지역은 도시화가 많이 이뤄졌는데 서쪽 지역은 여전히 낙후돼 있는 만큼 ‘균형발전’을 이뤄줄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며 “이 지역을 잘 아는 홍 후보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심 지역에서도 홍 후보를 밀어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집권여당의 후보가 김포 지역의 최대 현안인 도시철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고촌읍에서 9년째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30대 직장인 조모씨는 “이번에 출마한 대부분의 후보가 도시철도 공약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려면 힘 있는 집권여당의 후보가 낫지 않겠느냐”고 털어놓았다.


KBS의 여론조사(22∼23일, 700명,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7%포인트) 결과를 보면 홍 후보(49.8%)가 김두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27.7%)보다 22.1%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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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후보는 ‘일 머리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행정자치부 장관·경남도지사 등을 지내며 쌓인 전국적인 인지도와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김포세무소에서 한 유권자가 인근 도축장 악취 문제에 대한 민원을 현장에서 제기하자 “경남지사 시절에도 비슷한 민원을 해결해 본 경험이 두 번이나 있다”며 “당선되면 다각도로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설명했다.

구래동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이보미씨는 “김 후보가 이장, 군수, 장관, 도시자 등을 거쳐 정치적으로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믿음이 생겼다”며 “경남 지역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김포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김 후보 입장에서는 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야권 성향의 젊은층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평일(수요일)에 실시되는 재보선은 장년층의 투표율이 높은 편이다. 김 후보 캠프는 사전투표기간(25~26일) 동안 젊은층 유권자를 투표소로 이끌어내는 것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이날 일찌감치 고촌읍사무소에서 부인과 사전투표를 마친 뒤, 도심지역 일대를 돌며 사전투표를 적극 홍보했다. 20~30대 유권자가 보이면 “꼭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원들이 김포 지역 골목골목마다 홍보피켓을 들고 있다”며 사전투표 독려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래동에 거주중인 30대 개인사업가 임모씨는 “김포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유정복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출마한 게 너무 얄밉게 느껴진다”며 “이에 대한 ‘심판’의 뜻으로 꼭 사전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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