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사분기 미술시장이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한 지속적인 하락세에 이어 ‘바닥권 다지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3월 미술시장 거래상황 중 집계가 불가능한 화랑 매출을 제외하고 아트페어와 경매 실적을 조사한 결과 총 판매액은 약 167억 6,845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0억원 이상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3분의 1에 이르는 액수다.
올해 대규모 미술장터로는 2월 ‘제3회 아트대구’가 열려 15억원, 3월에 열린 화랑미술제가 32억원의 총 매출을 달성했다. 경매의 경우 K옥션이 자선경매 2억7,200만원과 메이저경매인 ‘스프링세일’에서 29억원(이하 낙찰률 71%), 서울옥션이 올해 첫 경매에서 11억8,715만원(83.6%)과 113회 메이저경매에서 52억2,930만원(81%), 아이옥션이 24억8,000만원(71%)의 낙찰 총액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사분기의 400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40% 정도다. 지난해에는 화랑미술제가 올해의 2배 이상인 70억원, 신진작가 중심의 아트페어 ‘블루닷아시아’가 열려 총 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경매의 경우 K옥션이 자선경매에서 6억6,000만원과 ‘스프링세일’에서 93억7,600만원(80%)을 거둬들였고, 서울옥션은 ‘퍼스트옥션’에서 27억5,400만원과 110회 메이저경매에서 149억5,000만원(63.4%)의 낙찰 총액을 달성했다. 여기다 옥션M의 14억원 매출을 합쳐 경매만 총 291억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을 미술시장의 ‘바닥’으로 간주하고 되레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경제회복과 함께 미술시장도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화랑미술제를 주최한 화랑협회 측은 “매출액은 줄었지만 관람객 수가 증가해 예술 향유에 대한 욕구 증가, 저변 확대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옥션 측은 “지난 12월 경매의 낙찰률이 55.2%였던 것에 비하면 이번 메이저 경매 낙찰률은 81%로 상당히 호전됐다”면서 “희소성과 완성도 있는 고미술품과 미술사적으로 인정받은 명작을 중심으로 경매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K옥션은 “최악이었던 지난해 겨울 경매와 비교하면 봄 경매에서 낙찰총액이 18억원 증가했다”면서 “이번 봄부터 방문객 수, 가격 문의, 사전 해외 응찰 등이 증가해 향후 시장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양대 경매회사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 5월 15일을 전후로 홍콩에서 대규모 경매를 열어 아시아 미술계 전체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한편 전문 아트딜러들은 “바닥세가 확인되면 자금상황을 고려해 작품 구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구입시에는 ▲희소성 있는 고미술품 ▲가격 등락이 안정적인 해외작품 ▲완성도 높은 수작 중 화랑이 저렴하게 내놓은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젊은작가의 경우 레지던시 지원 여부나 화단의 평가 등을 신중하게 따져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