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경제운용 방향’에서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가 해외소비 급증 등의 여파로 사실상 균형수준인 10억달러 흑자에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이다. 경제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취업자 증가 규모도 26만명에 그쳐 비경제활동 인구를 포함해 ‘일자리 없는 청년층(29세 이하)’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도 지난해 예산편성 때 제시했던 4.6%보다 0.1%포인트 낮은 4.5%이다. 한국경제를 홀로 이끌고 있는 수출의 경우 올해도 10.0%로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지난 2006년 1.5%포인트에서 올해 0.8%포인트로 1%포인트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욱이 ▦부동산시장 불안 ▦가계부채 ▦북한 핵 리스크 ▦대선에 따른 정치불안 등 잠재적인 위협요소까지 감안할 때 올해 우리 경제는 험난한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소비ㆍ투자 침체 성장 ‘발목’=정부는 가계소득이 임금인상, 이자소득 증가 등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득의 75%를 차지하는 임금소득은 기업 수익성 개선에 따라 7%대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늘어난 가계부채는 소비여력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는 지난해 4.2%에서 올해 3.9%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6.5%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7.5%보다 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상장기업의 현금 보유액이 60조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큰 폭의 투자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예측이다. 건설투자가 공공물량 발주 증가 등으로 지난해 감소세에서 올해 1%대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수출성장기여도 떨어져=수출은 지난해 13% 증가에 이어 올해에는 10.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입 증가(올해 10.0%)와 세계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순수출성장기여도는 0.8%포인트로 추정했다. 바꿔 말해 수출이 고용과 내수 등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정부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간 관계분석’ 보고서에서 수출의 환율 민감도가 크게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환율 절상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거에 비해 줄었다는 것. 하지만 수출 중소기업은 환율의 직접적 영향을 여전히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지는 300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하지만 경상수지는 서비스 수지 등 상품외 수지 적자(2006년 235억달러에서 올해 290억달러) 확대로 올해 10억달러 소폭 흑자를 예측했다. 이 같은 경상수지 추세는 수출이 증가해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상수지 악화 주범인 해외소비는 2004년 20%, 2005년 21%, 2006년 1~9월 17% 등 20%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어 성장을 제약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상태다. ◇일자리 없는 청년층 100만명 넘어=정부는 우리 경제여력을 고려해볼 때 취업자 증가 규모를 연간 30만명 내외가 정상 수준인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는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현격히 저하, 26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재정으로 사회적 일자리 3만~4만개를 추가로 만들어 30만명을 맞춘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재정의 도움으로 30만명을 채운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거꾸로 올해 고용시장 여건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업률은 3.6%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봤다. 비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한 일자리 없는 청년층은 지난해 100만명에 육박했는데 올해에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2.7%로 0.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 같은 물가상승에는 공공요금(올 상반기 중 지방 공공요금 인상 예정)과 전세가격 상승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전체적인 올해 경제에 대해 “잠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과 고용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