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일정책금리를 또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추가인상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7월7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곧 바로 콜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6월 금통위에서 이미 콜금리를 인상한 터인데다 각종 경기지표와 주변환경이 금통위 행보에 신중을 요구하는 시그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 내외금리 격차 압박 어느 정도인가 = FRB의 이번 조치로 미국의 정책금리는연 5.25%로 올라 한국의 콜금리와는 다시 1.00%포인트차로 벌어졌다.
한때 내외금리 격차가 1%포인트가 넘어서면 국내시장에서 자본의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행진속에서도 이러한 전망이 뚜렷하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한은 역시 미국과 정책금리 격차가 갖는 중요성을 다소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29일 국회 재정경제위 답변에서 "미국과 금리갭이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라면서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이탈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계속 올리는 동안 금통위도 4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과 어느 정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정책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이탈 우려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 정책금리 격차가 1%포인트 벌어진 상황이 여러번 있었고 자금유출도 없었으며 금리격차가 자금유출과 관련해 큰 변수는아닌 것 같다"면서 "미국이 이후 추가로 정책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1~2번이라고 보는 만큼 금리차는 중기적으로도 큰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콜금리에 미칠 영향 = 작년 10월과 12월, 그리고 올해 2월까지 금통위는 한달 걸러가며 징검다리 건너 듯 3차례 콜금리를 인상했다.
이어 3,4,5월 석달을 쉰 후 6월에 재차 콜금리를 올렸다.
한은의 분위기는 5월 금통위 때 금리인상을 모색하는 쪽이었으나 환율과 유가가 워낙 불안해 6월로 인상 시점이 미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7월 금통위에서 콜금리 인상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태까지 금통위가 두달 연속해서 콜금리를 올린 전례가 없는데다 여전히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감을 낳게 하는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동향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전년 동월비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각종 체감경기지표는 악화되는추세다.
이 때문에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이 당장 금통위를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이미 우리가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기 때문에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이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장기적으로는 콜금리 추가인상 분위기 조성 = 올해초만해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곧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최근의 분위기는 앞으로 몇차례 더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현재의 연 4.25% 수준인 콜금리가 여전히 `중립적인 금리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향후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상황에 대비, 정책적 운신의 폭을 넓혀두기 위해서는 콜금리를 가능한한 충분히 더 올려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콜금리 추가 인상에 무시하기 어려운 명분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금융감독 당국이 창구지도라는 형식을 빌려 주택담보대출의 총량규제라는전례없는 조치를 취한 것도 시중과잉 유동성 흡수를 위한 콜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환기시킨 것으로 한은은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으로 금통위는 8월 이후 적절한 시점에 추가 콜금리 인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