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될 것을 대비해 대책을 만들자." (시공사) "일반분양도 안 했는데 무슨 미분양 대책이냐." (조합)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서울 도심의 재개발구역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 미분양 대책마련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공사 측은 일반분양에 앞서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할인매각이나 조건변경 등에 대해 먼저 합의하자고 주장하는 데 반해 조합 측은 일단 분양부터 한 뒤 추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공사 측은 미분양 대책을 먼저 마련하지 않으면 일반분양을 할 수 없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호황기 때 조합원들의 분담금 등을 확정한 관리처분계획안이 통과돼 조합원 분담금이 지나치게 낮다"며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분양가의 차이가 85㎡형의 경우 2억원에 달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공사는 일반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만큼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늘리거나 미분양으로 연체되는 공사비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미분양 대책은 재개발과 재건축 현장에서 건설사와 조합이 마련하는 비상플랜으로 시공사 선정 후 도급계약서상에서 명시하는 계약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합 측은 분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시공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분양시장이 호황일 때 관리처분이 결정된 구역의 경우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분양분의 분양가 괴리가 클 수밖에 없다"며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이런 갈등을 빚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