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월31일] 집권 2년차 MB 정부의 대북정책

연초부터 한반도 긴장 지수가 잔뜩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사실상 북핵 협상이 실패로 끝나면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미궁에 빠진 상황에서 북측은 군부와 당국이 잇따라 구두 압박을 가하며 우리 정부와 버락 오바마 미국 신행정부에 응수 타진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보인 대응책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북한이 30일 남북 간 기존 합의사항을 무효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북 기본합의서 등 남북 간 합의는 쌍방 합의에 의해 수정하는 것이며 일방의 주장에 의해 폐기되는 것이 아니다”며 원론적인 유감 표명에 그쳤다. 북측의 잇따른 대남 압박 조치가 이른바 ‘통미봉남(미국과 대화하고 남한은 배제한다)’ 전략이라고 보고 여기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절제된 대응을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군사접경지역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의 동태를 주시하고 준비 태세를 갖춰 놓겠지만 직접적인 맞대응을 하기보다는 의연하면서도 유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 같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전략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하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 1년 동안 이명박 정부가 일관성을 가지고 대북 정책을 편 것은 사실이지만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집권 1년차 이명박 정부는 대북 정책에서 이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해왔다. 물론 정권의 성격이 다른 만큼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실용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정권인 만큼 집권 2년차인 지금 시점에서는 과연 지난 1년간의 대북 정책이 얼마나 큰 성과를 가져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정권의 색채를 부각시키기 위한 명분만을 내세운 대북 정책이었다면 개선하는 것이 순리다. 대북 정책에서 지나친 자신감으로 오히려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 대외 경제 신인도에 악영향을 줘 경제위기 회복에 난관을 스스로 조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올해를 남북 관계의 ‘전환기’라고 강조한 만큼 올해는 남북 관계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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