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급 미디어시장 ‘우뚝’(PC통신 가입자 500만시대)

◎오락·채팅용 옛말/생생한 정보 전달/통신적체·해커 차단/업계 자구노력 힘입어PC통신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용층도 두터워지면서 PC통신은 단순 유흥거리에서 사회 전반을 담는 커다란 사이버 그릇으로 위상을 다지고 있다. 특히 편리한 교통수단(통신망)을 무기로 현실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가상 시장의 기능까지 넘보고 있다.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내 PC통신에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여럿 붙어다녔다. 회선장애나 통신적체 등이 PC통신의 대표적인 고질병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기술과 자본력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였고 지속적으로 개선된 게 사실이다. 그보다 더 불명예스러운 것은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PC통신의 기능과 역할이 한갓 유흥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회·문화적 비판이기도 하다. 주요 이용층이 10대 청소년이다 보니 용도가 게시판을 통한 채팅으로 한정되고 PC통신이 단순한 오락거리로 전락했다는 뜻이다. 청소년들이 단순히 심야에 PC통신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사회문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 최대 히트영화인 「접속」이 표현하듯 PC통신은 채팅 중심의 단순 커뮤니케이션이나 오락 수단으로 인식돼 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PC통신 시장이 「양적 팽창에 의한 질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PC통신 이용층이 두터워지면서 이같은 역기능을 충분히 희석시킬 만큼 순기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곽치영 데이콤 사장은 『천리안 유료가입자가 1백만명을 넘었다』며 『이제 PC통신은 단순 미디어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혹은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리안 뿐만 아니다. 하이텔도 1백만 가입자를 눈앞에 두고 있고 나우누리 유니텔도 1∼2년 안에 「1백만 돌파」를 선언할 태세다. 현재 PC통신 인구는 5백∼6백만명을 헤아린다. 2가구 가운데 1가구가 PC통신을 사용하고 있다. 거대한 가상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더구나 수년 뒤면 1인 1 PC통신 ID(사용자번호)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의 증가와 함께 역기능을 추방하기 위한 운동도 활발하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이용자 스스로가 자정운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해커수사단 등을 통해 이에 가세하고 있다. PC통신의 불명예를 벗기 위한 공은 이제 사업자에게 넘겨졌다. 정보제공자(IP)에게는 정보와 상품을 팔아 돈을 벌게 해주고 이용자에게는 유용한 볼 거리를 제공하는 가상시장의 관리자로서 사업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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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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