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소변에 거품이… 혹시 만성 콩팥병?"

오늘 '콩팥의 날' 전국서 무료 검진<br>색깔 등 이상하면 신장 검진 받고<br>칼륨 많은 신선한 과일·야채 피해야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일거나 손ㆍ발이 자주 붓고 혈압이 오르는 경우 만성 콩팥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가 병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13일은 ‘세계 콩팥의날’이다. 콩팥은 등쪽의 가장 아래 갈비뼈 바로 밑에 2개가 있으며 하루 200ℓ의 피를 깨끗이 걸러주는 ‘우리 몸의 정수기’다. 콩팥은 중요 신체장기인 신장(腎臟)의 순우리말 표현이다. 대한신장학회 관계자는 “신장의 뜻이 콩팥 외에도 ‘어떤 물건이나 사람의 길이’ ‘성장한다’ 등 다양한 뜻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급적 콩팥이라는 용어를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장이식이 콩팥이식으로, 신장내과가 콩팥내과로 불릴 날도 멀지 않았다. 대한신장학회가 세계 콩팥의날을 기념해 국내최초로 만성 콩팥병에 대한 전국 표본조사를 실시했는데 놀랍게도 대도시 거주 35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 꼴(13.8%)로 콩팥의 기능이 떨어진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 유병율(25%)보다는 낮지만 당뇨병 유병률(6.3%)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당뇨ㆍ고혈압보다 만성 콩팥병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의 수가 매우 적다는 사실이다. 김영훈(부산백병원 신장내과)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는 “당뇨환자의 50%, 고혈압환자의 33%가 자신의 병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반면 콩팥병환자는 그 비율이 3%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신장학회는 세계 콩팥의날을 맞아 이달 말까지 전국 주요 종합병원에서 만성 콩팥병 무료검진과 건강강좌(일정표 참조)를 개최한다. 만성 콩팥병은 어떤 질환이고 어떻게 진단ㆍ치료ㆍ관리해야 하는 지 자세히 알아본다. ◇고혈압ㆍ당뇨가 콩팥 기능저하의 '주범'= 만성 콩팥병은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이 생긴다. 또 뼈가 약해지고 영양상태가 불량해지며 신경손상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만성 콩팥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당뇨ㆍ고혈압이 거론된다. 실제로 만성 콩팥병 환자의 2/3 이상이 당뇨 또는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콩팥병은 기능의 손상정도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노폐물을 걸러내는 정도를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율이 기준이다. 초기인 1~2단계는 20~30년 뒤 투석을 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식이요법 등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콩팥이 손상돼 검출되는 단백뇨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면 이 때부터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3~4단계는 콩팥 기능이 50% 이상 손상된 상태로 5~6년 뒤 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5단계는 말기 신부전 상태로 투석과 신장이식이 필요한 시기다. 따라서 만성 콩팥병은 초기 단계부터 미리 발견해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소변에 거품 많으면 만성 콩팥병 의심을'= 그렇다면 만성 콩팥병임을 알리는 징후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래 항목 중 한 가지만 해당돼도 만성 콩팥병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1.혈압이 갑자기 올라간다 2.눈 주위나 손ㆍ발이 자주 붓는다 3.붉거나 탁한 소변을 본다 4.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5.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본다 6.소변량이 줄거나 소변 보기가 힘들어진다 7.쉽게 피로하다 8.입맛이 없고 몸무게가 줄어든다 9.몸 전체가 가렵다 10. 밤에 쥐가 잘 난다 이 중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단백뇨’ 증상을 일컫는 4번째 항목이다. 단백뇨는 만성 콩팥병의 가장 중요한 지표.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소변에 알부민 등 일정량 이상의 혈청단백질이 섞여 나오면서 세제를 푼 것 같은 거품이 생긴다. 따라서 콩팥병이 의심된다면 자신의 소변상태를 항상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ㆍ고혈압, 가족중 신부전 환자가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신장기능을 체크해야 한다. ◇콩팥 나쁘면 신선한 과일ㆍ야채가 독(毒)=오렌지ㆍ바나나ㆍ토마토ㆍ감자ㆍ호박 등 신선한 과일과 야채에는 칼륨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칼륨은 우리 몸의 신경과 근육의 움직임을 돕는 중요한 전해질이지만 콩팥 기능이 저하돼 칼륨 배설능력이 떨어져 농도가 올라가면 근육쇠약ㆍ부정맥은 물론 심장마비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김성권(서울대 의대 내과)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 “손자가 사다 준 딸기를 많이 먹고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온 만성 콩팥병 노인환자가 있었다”며 “콩팥병 환자의 경우 색깔있는 과일과 녹색 야채는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소를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여러 번 물로 헹궈 먹거나 5분 이상 끓여 먹을 경우 칼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일반인에게 좋다고 알려진 잡곡밥과 참외ㆍ바나나ㆍ키위ㆍ곰탕ㆍ설렁탕 등은 인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콩팥병 환자들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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