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가 사람들] 박희운 서울증권 리서치센터장

"내년 코스피 최고 2,630 간다"<br>美 경기침체·고유가등 부담 크지 않을것… 中 관련주 여전히 강세속 IT株 부각 예상


서울증권 리서치센터가 내놓은 내년 코스피 전망은 1,860포인트~2,630포인트.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다소 보수적으로 지수 전망을 내놓고 있는 와중에 상당히 용감한(?) 지수 전망이다. 박희운 서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을 5.9% 높게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기관뿐 아니라 증권사들의 내년 GDP 성장률이 5.0%를 기준으로 0.2%포인트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비해서는 공격적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미국 경기 둔화, 유가 급등, 중국 긴축 등 외부 경제의 주요 변수들을 우려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센터장은 “미국의 경기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집값 하락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소비를 이끄는 주요 변수인 임금과 고용이 내년에도 여전히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역시 100달러만 넘지 않는다면 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의 경제 원유 의존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 졌기 때문에 유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박 센터장은 강조했다. 또 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도 빼놓을 수 없는 긍정적 요소다. 중국 인프라 투자의 최대 수혜자가 대한민국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이 때문에 올해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중국 주도주는 내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동안 소외돼 왔던 정보기술(IT)주가 또 다른 주도주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는 중국 관련주가 독점했다면 내년에는 IT주 역시 전면에 나서면서 각 종목별 상승폭은 오히려 올해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부임 초기부터 ‘독특한’ 견해로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종목 리서치 보고서에 온통 ‘매수’ 추천만 있고 ‘매도’ 추천은 보기 드문 증권업계에서 서울증권은 최근 ‘매도’의견을 밝히는 ‘소신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아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일으키고 있다. 박 센터장은 “해당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 보고서를 써놓고도 낼까 말까 망설였지만 중요한 것은 믿을 만한 솔직한 보고서라는 점에서 공표하기로 결정했다”며 “애널리스트가 쓰고 싶은대로 쓸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줄 뿐”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로서 ‘튀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시각이 부담스럽다는 그는 단순히 전략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헤지펀드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매도’ 보고서를 보고도 투자가 가능하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공매도와 같은 다양한 전략이 가능한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매도 보고서도 점차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박 센터장은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지침을 부탁하자 그는 “직접 투자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약 20년을 주식시장에서 일해 왔지만 개인투자자 10명이면 9명이 결국 손해를 봤다. 성공한 확률은 10%도 안되는데 왜 힘들게 그 확률에 도전하는가”라고 반문했다. ■ 박희운 리서치센터장은
데이터·시스템 중시… '소신 보고서'로 주목

박희운 서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른바 셀(sell)사이드인 증권사와 바이(buy)사이드인 자산운용사를 넘나 들었다. 애널리스트로서의 시작은 증권사에서 했지만 지난 6월 서울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는 삼성투신의 리서치센터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바이사이드의 애널리스트 일을 '진검승부', 셀사이드의 일은 '목검승부'라고 표현했다.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면 바로 손해 또는 이익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밤에 잠을 못잘 정도'다. 반면 셀사이드 애널리스트는 심적 부담은 적지만 풍부하고 정확한 자료를 제공해 줘야 한다. 그래서 그가 강조하는 것이 바로 '솔직한' 보고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여러 투자자들 및 기업과의 관계 때문에 민감한 부분은 두루뭉실하게 넘어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솔직한 보고서를 내야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박 센터장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두 단어는 '데이터'와 '시스템'. 인터뷰 내내 각종 자료를 찾아 주며 데이터를 제시했다. 애널리스트 충원 계획을 묻는 대목에서는 오는 2009년까지 분기별로 각 분야별 애널리스트와 분석종목 수까지 계획한 표를 보여줬다. 그러나 외부 영입보다는 자체적으로 인력을 길러낸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그래서 올해 갓 입사한 새내기 애널리스트 교육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인사 고과 점수에 얼마나 후배를 잘 교육시켰는지도 포함시킬 정도다. 그의 가장 큰 즐거움 중에 하나는 가방선물. 자산이 가르친 수습 애널리스트(RA)가 애널리스트가 되면 '머리를 올려준' 기념으로 비싼 가방을 선물해 줘 왔다고 한다. 평생 들고 다니면서 잘 먹고 잘살라는 뜻에서다. 그는 내년에도 몇 개나 가방을 사야할 지 자못 기대된다고 했다. ◇ 박희운 이력 ▦1964년 서울 출생
▦1983~1989년 성균관대 회계학과 학사·경영학 석사
▦1995년 한누리살로먼증권 입사
▦1997년 도이치모건그린펠증권 애널리스트
▦1999년 CJ투자신탁운용 애널리스트
▦2000년 삼성투신 리서치센터장
▦2007년 서울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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