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랑가도 '패밀리경영' 시대

주요 갤러리 세대교체 바람 2·3세대들 경영 전면 부상<br>고객신뢰 확보등 장점 많아 "특화된 주력분야 만들어야"



원앤제이갤러리가 헌법재판소 건너편 한옥 갤러리에서 가회동 서미갤러리 바로 옆으로 신축 이전했다. 24일 재개관전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박원재 대표는 "많이 힘들 거라는 어머니(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의 만류에도 2005년에 독자적으로 갤러리를 세웠고, 고생도 많았지만 해외 아트페어에 출품하며 국내 작가를 외국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서 "어머니의 서미갤러리가 해외 거장 작품 중심으로 하이엔드(최상류층) 컬렉터에게 소구한다면 원앤제이는 국내외 젊은 작가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홍송원 대표의 차남이자 박 대표의 동생인 박필재 이사는 가구와 디자인 작품에 주력하는 청담동 소재 '서미앤투스'와 '비트라 서울' 갤러리를 이끌고 있다. ◇갤러리 경영도 세대교체=2세 경영의 선두 주자는 박주환 동산방화랑 창업주의 아들 박우홍 대표다. 박 대표는 70년대부터 화랑 일을 시작해 90년대부터 대표로 나섰다. 박 대표의 아들 병권씨도 미술 경영에 관심을 가져 '3대 갤러리스트'를 이을 계획이다. 박주환 회장은 전통미술 보존의 공로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70년대에 현대적 화랑들이 개관한 이래 한 세대를 거치면서 최근 몇년새 갤러리마다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올해로 개관 40주년인 갤러리현대는 박명자 회장의 차남 도형태 대표가 2006년부터 경영하고 있다. 해외파 재정ㆍ금융 전문가인 장남 도현순 씨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사외이사인 동시에 갤러리와 케이옥션의 재정 자문을 맡고 있다. 박명자 씨의 남동생도 박영덕 화랑의 대표다. '인사동 터줏대감'인 선화랑 김창실 대표의 외동딸 이명진 씨는 사간동에 선컨템포러리를 열고 동시대 미술을 추구하는 젊은 작가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안목과 고객신뢰가 장점=가나아트갤러리는 이호재 회장이 1983년 인사동에 처음 문을 연 뒤 인사아트센터와 평창동 현 전시장, 서울옥션을 비롯해 부산가나아트, 장흥아트파크, 가나아트 뉴욕 등으로 사세를 넓혔다. 이 회장의 장남 이정용 씨는 어릴 때부터 그림 운반ㆍ배치 등의 현장업무를 익혔고 유학 후 돌아와 가나아트 실장으로 일한다. 이 회장의 차남 이정봉 씨는 뉴욕점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이 회장의 여동생은 가나아트 이옥경 대표이며 동생 이동재 씨는 통의동 아트싸이드갤러리와 북경점을 동시에 운영한다. 국제갤러리는 이현숙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갤러리스트이다. 장남 찰스킴은 사장, 차녀 수지킴은 이사 직함을 갖고 있다. 큰 딸 티나킴은 뉴욕 첼시 소재 티나킴갤러리 대표다. 모두 해외 유학파로 영어실력과 탄탄한 인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의 큰딸 하이디 장은 LA표갤러리 대표이며 갤러리박영 안종만ㆍ유연옥 대표의 장녀 안수연 씨는 학예실장을 맡고 있다. 예화랑 장녀 김방은 씨, 조현화랑의 장남 최재우 씨, 부산 공간화랑 장남 신형준 씨, 박여숙화랑 차녀 최수연 씨 등도 대를 잇고 있다. 이들 2세대의 부상은 사람과의 관계를 바탕으로한 감성 경영이 중요한 화랑 운영의 특성상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단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세대별 특화 주력 분야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일본, 유럽 등은 갤러리와 컬렉터가 대를 이어 관계를 지속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자라면서 보고 배운 안목, 작가에 대한 판단력, 고객들과의 오랜 신뢰 등이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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