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영토전쟁' 달아올랐다

"우량 점포·고객 뺏자… 법원공탁금 잡아라…" <br>'質경쟁' 서 '타행 영역 공략' 으로 전략변화<br>대출 세일등 무리한 여수신 확대戰도 가열<br>일부선 "과당경쟁 지속땐 수익성악화 우려"


은행 '영토전쟁' 달아올랐다 "우량 점포·고객 뺏자… 법원공탁금 잡아라…" '質경쟁' 서 '타행 영역 공략' 으로 전략변화대출 세일등 무리한 여수신 확대戰도 가열일부선 "과당경쟁 지속땐 수익성악화 우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지난 4월 신한ㆍ조흥은행이 통합되면서 옛 조흥은행의 영역은 다른 은행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조흥은행이 15년 동안 입점해 있던 서강대 지점이었다. 우리은행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웃돈(?)을 얹어주며 서강대 지점을 유치했다. 서강대 구내의 일개 지점을 두고 싸운 이 다툼은 금융계에 대단한 후유증을 남겼다. 은행권에서는 이 일을 계기로 “이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는 얘기마저 나왔다. 은행 전쟁이 두해째 접어들면서 새로운 시장영역(블루오션)을 개척하던 초기의 모습에서 벗어나 남의 영역을 빼앗는 이른바 영토싸움(레드오션)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질적 경쟁을 하자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58년부터 옛 조흥은행이 독점 관리해온 법원 공탁금도 치열한 공략 대상이다. 옛 조흥은행 28개 지점이 확보하고 있는 3조원 규모의 법원 공탁금이 올해부터 경쟁입찰로 바뀌면서 지방 은행들은 관할 법원의 공탁금을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며 목청을 돋우고 있다. 신상훈 통합신한은행장이 취임 전후 가장 먼저 법원ㆍ학교ㆍ병원 등 특수 고객을 챙긴 것은 이 분야가 그만큼 경쟁 은행의 공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 경쟁이 건전성을 넘어 무리한 출혈경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ㆍ병원ㆍ학교 등 주요 공공기관이나 우량기업 유치를 위해 가격 및 비가격 경쟁을 무리하게 시도할 경우 ‘승자의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간 영역 싸움은 무리한 대출세일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 자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예고된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여신거래가 없는 영세업자 및 중소기업이 신용 또는 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기존 거래자보다 0.2~0.5%포인트의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첫거래 대출 상품’을 개발 중이다. 최대 고객과 지점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은행이 벌써부터 영업점에서 ‘첫거래 대출’ 플래카드를 내걸고 고객 모집에 나서자 경쟁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은행권의 출혈경쟁은 예금고객 유치경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씨티ㆍHSBC 등 외국계 은행이 지수연동예금 및 각종 복합예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하나은행의 경우 최고 연 5.3%까지 금리를 지급하는 월드컵 특판 예금으로 고객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무분별한 여수신 확대 경쟁은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과당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은행 감독당국의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대출세일 경쟁이 가열되면서 예금과 대출의 비율인 예대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 은행들이 예금을 확충해 예대율을 맞춰야 할 형편이다. 올들어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지난해보다 1.8%포인트 증가한 82.6%를 기록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2000년 66.7%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해 말에는 80.8%를 기록했다. 입력시간 : 2006/05/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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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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