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개혁 거부세력`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 강하게 비난했다.
조 대표는 노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민주당 죽이기를 통한 총선 챙기기”라며 “더러운 입으로 개혁을 말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열린 우리당만이 개혁세력인양 말한 것도 사실과 동떨어진다”며 “측근비리로 줄줄이 사법당국에 잡혀가고 불법대선자금을 모금해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 군납비리로 뇌물을 받고 미군부대에서 도박을 하는 것, 선거자금으로 생수회사 빚을 갚는 것, 대통령후보가 돈을 달라고 먼저 요구한 것이 개혁이냐”고 성토했다. 조 대표는 “최소한의 인품을 갖추지 못한 데 대해 분노하며, 제 자신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대통령 탄생에 일조한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 등 100여명은 회견이 끝난 뒤 전세버스로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조 대표를 비롯, 강운태 사무총장과 김경재 상임중앙위원, 이낙연 총선기획단장 등 의원 11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채 100여미터를 행진했다. 이들은 경찰에 의해 행진이 막히자 김경재 이낙연 두 의원이 대표로 청와대에 들어가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과 면담을 가졌다. 이 의원은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노 대통령은 선거개입 언동과 민주당에 대해 모욕과 상처를 주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항의했다. 문 실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 말씀은 지금 민주당이 받아들이는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대통령 본인이 직접 말씀하셨다”고 설명했고, 유 수석도 “대통령은 선거개입의지가 없으며 연초부터 정쟁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