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매에는 장사가 없는 법

[조영훈기자의 투자게임] 증시 패닉상태…"쉬는 것도 투자" 지난주 주식시장이 해외 증시 불안에다 국내 가계부실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6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불확실성 앞에서는 어떤 종목도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한 주 였다. 지난주 증시는 연이어 터진 악재에 '패닉'상태에 빠졌다. 외국인들마저 지수관련대형주를 중심으로 투매를 보였고 기관마저 손절매 물량을 쏟아내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시장은 아예 시장 기능을 상실한 채 44선까지 주저 앉았다. 물론 지난 주말 미 증시가 야후의 실적호전 발표로 급반등하며 국내 증시도 안정세를 찾는 듯 했지만 중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일단 580선 전후가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600선이 심리적인 지지선의 역할을 했다면 580선은 지난해 박스권 장세의 상단부이고 각종 기술적 지표들이 강한 반등신호를 보내고 있는 지수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증시가 여전히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580선이 무너지면 550포인트가 2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게임에서도 지난 주에 확보한 현금을 100% 유지하는 전략으로 급락장에 대응했다. 지수가 바닥을 잡지 못하고 떨어지고 있어 매수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속담처럼 시장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추락하고 있을 때는 일단 현금을 확보하고 관망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했다. 주중 지수가 바닥을 확인하면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변경을 고려 했지만 상황이 악화돼 이를 포기했다. ◇쉬는 것도 투자싸보이는 종목은 많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30만원이 깨지고 국민은행이 4만원 밑으로 추락해 한차례 매수기회를 엿봤지만 지수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상황에서 주식을 산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주문을 내지 않았다. 쉬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의 하나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지금은 누가 봐도 하락장이요, 약세장인 만큼 베팅을 하지 않는 게 최선의 대응책이라고 생각된다.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열려있지만이번주 증시는 제한적이나마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이들이 핵심우량주마저도 투매에 가까운 물량을 쏟아내 지난주가 '매도 클라이막스'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고 기술적 지표들이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바닥권 확인에 유용한 지표인 종합지수 20일 이격도가 87%로 과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고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수급여건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옵션만기를 지나면서 매수차익잔고가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데다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증권사의 매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선물시장에서 시장베이시스가 콘탱고(선물고평가) 상태에서 안정세를 찾는다면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도 기대해 볼만 하다. 투자심리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발표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패닉'상태에 빠진 투자자들의 마음을 조금은 달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반등의 조건들이 시장을 상승세로 전환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이 떨어졌다는 것 외에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악재들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고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다하더라도 보수적인 시장대응이 필요하다. 낙폭이 과대한 지수관련 대형우량주나 고배당주, 실적모멘텀을 가진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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