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G20 경제정상회담 불참 '왜?'

부시 예우 차원 유력… 양측 시각차도 작용한듯<br>"참석해도 득 볼게 없다" 판단도<br>재무장관 인선 연기도 같은 맥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4~15일 워싱턴 G-20(선진ㆍ신층 20개국) 경제정상회담에 왜 참석하지 않는가. 지난주 말부터 오바마 당선인 진영에서 참가 불가론이 솔솔 나오더니만 스테파니 커터 정권인수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G20 회담에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할 주역인 오바마 당선인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백악관도 대선 이전인 지난달 G20 정상회담을 워싱턴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양측 대선후보의 참석 여부를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수장들도 G20 회담에 초청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불참은 일단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생각할 수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대선 승리 선언을 하면서 “내년 1월 취임 전까지 미국의 대통령은 한명”이라며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당선인이 참석해 이런 저런 의견을 개진하면 물러나는 현직 대통령의 입장이 난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가능성은 미국은 현직ㆍ차기 대통령 간 일치된 의견을 개진해야 하는데 양측 간 시각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불참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부시 대통령은 금융위기 대처를 빌미로 자유무역과 시장주의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는 게 기본적인 접근 방식이자 인식인 반면 오바마 당선인은 이번 금융위기가 ‘시장만능의 탈규제’에서 비롯됐다며 금융기관의 포괄적 규제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당선인이 참석해도 득 볼 것이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깔려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주도의 경제패권을 나눠 갖겠다며 이른바 ‘신 브레튼우즈체제’ 수립에 강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G20 회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미국이고, 미국의 원죄론이 집중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질서의 현상 유지가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미국으로서는 G20회담에서 득을 볼 것이 별로 없는 셈이다. 오바마 당선인의 입장에서는 이렇듯 미국의 수세가 예상되는 G20 회담에 참석, 미국의 책임론 추궁과 경제패권 공유 공세 등 ‘험한 꼴’을 당하거나 부시 행정부의 경제 실정을 분담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바마 진영이 곧 단행할 것 같던 재무장관 인선을 G20 회담 이후로 미루는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G20 회담 이전에 재무장관 인선부터 먼저 매듭짓는다면 G20 회담에 불참할 명분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 재무장관은 이번 G20 회담의 후속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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