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공사 예정 부지에 길이 7.2㎞의 '길거리 미술관'이 생긴다. 서울시는 부지의 공시지가만 1조원에 달하는 상암 DMC 건설현장에 미적 감각을 최대한 살린 공사장 가림막인 '아트펜스'를 새로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상암 DMC에는 오는 2015년까지 남산 봉수대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133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과 각종 미디어ㆍ정보기술(IT)ㆍ문화 시설 등이 들어서는 만큼 이 지역의 명성과 품격에 맞춰 가림막도 예술성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공사장 가림막에 단순히 페인트로 이미지를 그려넣거나 대형 사진을 붙여 꾸미는 기존의 아트펜스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게 서울시의 평가다. 조형예술가들이 나무ㆍ철ㆍ조명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가림막을 순수 조형미를 갖춘 '아트' 수준으로 승화시켰다. 공간 구성도 물ㆍ불ㆍ흙ㆍ바람ㆍ빛 등 5가지 주제에 따라 구역을 나누고 21개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배치했다. 총감독을 맡은 한미애 중앙대 교수는 우주생성의 근본이 되는 4대 원소에 미디어를 뜻하는 빛을 더한 5대 원소를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업을 위해 지난 7월부터 15개 예술대학 출신 강사급 이상 작가 15명과 예술ㆍ디자인 계열 대학 졸업생 150여명이 참여했다. 아트펜스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15∼17일 운영되는 '아트피아 여행길'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오전11시, 오후2시, 오후4시에 DMC 홍보관을 출발하며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아트펜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