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코스닥, 비사수지작(非斯須之作)-신경철 코스닥협회장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새해만큼 코스닥시장도 강세를 보이며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위주의 시장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코스닥시장이지만 지금은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한몫을 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코스닥시장의 활성화에 기대가 모이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초부터다. 기대감을 고조시킨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였다. 2013년에 496.32포인트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600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제자리걸음을 걸었으나 전세는 곧 역전돼 2014년 말부터는 기업공개(IPO)시장 활성화와 상장기업들의 실적을 등에 업고 달리기 시작해 6년8개월 만에 620포인트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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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를 두고 대형주 부진에 따른 수혜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우려를 표한다. 그러나 지금의 코스닥시장은 분명 과거와 다르다. 지난 17년간 코스닥시장은 2000년의 버블 붕괴를 비롯해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많이 겪어냈다. 대형사들이 무너져간 국제통화기금(IMF)·리먼사태에도 코스닥기업들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현재의 모습은 오랜 시간 강화된 내실이 외적인 성장으로 점차 드러나는 것이다. 마치 비 온 뒤 물이 서서히 마르며 단단해진 굳은 땅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말이다. 코스닥시장은 현재 1,061개사에 달하고 시가총액은 16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68개사가 상장한 것에 이어, 거래소에서는 올해 코스닥 상장목표를 100개로 세울 만큼 IPO 시장의 전망도 밝다.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질적인 성장도 동반되고 있다. 자본의 건전도를 말해주는 자기자본 규모도 2005년 410억원에서 978억원으로 늘었다. 또 불성실공시, 횡령·배임 혐의 발생, 최대주주 변경 등 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공시들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며 시장의 체질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졌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코스닥시장이 첨단 기술주 시장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이래로 온라인서비스·헬스케어·의료기기 등의 다양한 산업의 미래기술성장형 기업들이 대거 입성했으며 정부로부터 독자적 기술성을 인정받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부품 위주의 시장에서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적토성산 비사수지작(積土成山 非斯須之作)이라 했다. 흙이 쌓여 산을 이루는 것은 짧은 순간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약진을 과거의 일시적인 호황과 마찬가지로 치부하는 사람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의 코스닥시장과 코스닥기업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와 시련을 극복해내며 질적·양적 체질개선을 이룬 결과이며 끊임없는 혁신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이다. 올해 초부터 코스닥시장이 보여주는 상승세는 결코 짧은 시간에 반짝 이뤄진 것이 아니다. 앞으로 더욱 큰 산으로 거듭날 희망찬 코스닥시장에 대한 많은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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