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아이를 출산하고 올해 5월 회사로 복귀한 김지윤(31)씨는 집에 있는 아이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김씨는 “일일이 아이를 옆에서 보살펴 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아이의 생활습관을 잡아주고, 공부에도 흥미를 갖게 해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사교육비가 증가하며 이젠 자녀 두 명을 키우기도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만 ‘금쪽 같은’ 자녀의 교육을 위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0~3세의 영아에게 언어ㆍ인성ㆍ생활습관 등을 지도해주는 학습 프로그램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교구인 가베(은물)의 경우 유명브랜드의 제품이 50만원에서 100만원에 달하지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육업체들도 이미 포화상태인 초ㆍ중ㆍ고교생 시장에서 영ㆍ유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국내 영ㆍ유아교육시장규모는 약 3조원. 유아제품들이 단가와 부가가치가 높은 것을 고려할 때 향후 영ㆍ유아 교육시장은 초등학생 시장보다 더 큰 시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0~3세 영아 관련 출시 교육 프로그램들을 보면 ‘놀이를 통한 교육’이 주를 이룬다. 베네세 코퍼레이션의 ‘아이챌린지’는 6~36개월의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바른생활 습관을 터득하도록 도와준다. ‘이닦기’나 ‘신호등 건너기’ 등 어렸을 때 버릇을 잘 들여야 할 생활습관들을 아이들은 ‘호비’라는 캐릭터의 행동을 따라 하며 자연스럽게 몸에 익힐 수 있다. 한솔교육의 ‘신기한 아기나라’는 감각ㆍ언어ㆍ인지ㆍ정서ㆍ표현 등 5대 영역을 균형있게 발달시키는 것이 목표다. 프로그램은 가단계와 나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가단계는 청각ㆍ시각ㆍ촉각 등 다양한 감각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있고, 나단계는 도형ㆍ수 등에 대한 인지능력과 표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구성돼있다. 생후 12개월부터 시작하는 웅진씽크빅의 ‘아장이’도 연령 발달 수준에 맞춘 종합인지프로그램으로 사물의 생김새와 이름을 익히는 법부터 기본색 및 기본도형을 익히는 과정까지 두뇌의 기초적인 발달을 도와준다. 대교의 ‘소빅스 베베’ 역시 생후 10~26개월 된 영아 대상 제품으로 책을 넘길 때마다 색깔이 변하고 모양이 변하는 ‘입체북’을 활용해 영아들의 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주 1회 유아 전문 교사가 직접 방문해 아이들을 지도하고 부모가 교재를 최대한 활용해 아이들과 놀아 줄 수 있도록 조언한다. 이렇듯 영아 교육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지만 내 아이에 맞는 교재를 고르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생후 3년은 아이의 평생 성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교재를 찾는 것. 부모의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대부분 영유아 교재는 외형상 연령별로 나뉘어 있지만 간혹 그 연령의 아이에게 무리인 것도 있다. 수의 개념도 없는 아이에게 덧셈, 뺄셈 등의 부호가 가득한 교재를 줘서는 안되며 반드시 아이의 지적 발달 단계에 맞게 구성된 교재를 골라야 한다. 또한 교재 안의 문항들이 아이들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지 살펴보아야 한다. 가령 “백화점에서 엄마와 헤어졌어요. 어떻게 하죠?” 등 아이가 무엇인가 고민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놀이가 중심이 되는 교재를 선택하는 것은 영아 교육의 기본이다. 유아기의 학습은 본격적인 지식을 얻기보다는 배우는 일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지식보다는 인성을 폭 넓게 만들어주는 교재가 좋다. 가령 “귤 열 두 조각을 우리 가족이 공평하게 나누어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등 단순한 셈이라도 좋은 생활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지혜가 자연스럽게 담겨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