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료방송시장 경쟁구도 새국면

출혈 경쟁 양상을 빚던 위성방송과 케이블 지역방송국(이하 SO)이 최초로 협업을 선언하며 유료방송시장의 경쟁구도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유료방송 시장이 자정 움직임을 띄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케이블로 위성을 본다=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오는 5월부터 성남지역 케이블 SO인 아름방송네트워크와 `위성-케이블`연합서비스에 들어간다고 최근 밝혔다. SCN(Satellite Cable Network)이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SO가 방송국 안테나로 위성방송을 수신한 뒤 매설된 케이블 라인을 통해 각 가정에 보급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위성방송은 가입 가구마다 위성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아파트(공동주택)내에서 별도 선을 이용하는 여부를 놓고 SO와 빚은 역무침범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 SO는 또 위성방송 시청가구까지 가입자로 확보하고 두 가지 서비스 가운데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어 마케팅상 유리하다. 아름방송은 자체 디지털 망을 확보, 위성방송이 방영중인 초기형 디지털 서비스를 실현하는데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혈경쟁, 피할 수 있나= 위성방송과 케이블은 상호 보완적 관계로 해석되나 아무래도 서로 파이를 공유할 수 없는 `제로섬 게임`양상을 빚어왔다. SCN서비스도 2001년 10월 방송위원회의 중재로 양 업계가 공동 협의체까지 마련했으나 이해관계가 엇갈려 끝내 중단된 바 있다. 위성방송이 SO협의회 전체가 아닌 개별 방송국과 계약한 점에서도 드러나듯 이 조치가 조기에 `광역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SO 숫자는 72개 권역에 114개 내외로 다수 지역에서 두개의 SO가 경합 중. 향후 위성방송이 경합 구역의 특정 SO와 협업한다면 또 다른 파장도 피할 수 없다. 위성 신호를 받아야 할 위성방송과 지하 매설 유선을 이용해야 할 케이블이 본래 역무 대신 `마케팅적 편리함`에만 치중한다면 이로 인한 `그늘` 역시 결국 업계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들린다. ◇유료방송의 미래= `적`이었던 SO와 아예 `동침`을 선언한 이번 조치는 일단 위성방송이 공동주택 가입자를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별로 `협업`과 `경쟁`이 양존하게 된 유료방송 시장은 당분간 난맥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 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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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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