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9일] 아메리고 베스푸치

[오늘의 경제소사/3월9일] 아메리고 베스푸치 ‘신세계(Mundus Novus).’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1503년 펴낸 팸플릿의 제목이다. 소책자는 유럽 전역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아메리고의 항해 경험담은 신대륙 붐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다. 미주대륙에는 그의 이름이 붙었다. 여기서 의문이 나온다. 왜 콜럼버스가 아니고 아메리고일까. 답은 인식의 차이에 있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게 1492년. 그는 죽을 때까지 인도를 찾아냈다고 여겼다. 아메리고는 달랐다. 1493년 콜럼버스의 2차 항해 수행을 비롯, 1499년부터 1502년까지 중남미를 탐험한 아메리고는 인도가 아니라 신대륙이라고 확신했다. 항해 경험담을 소개한 팸플릿의 제목을 ‘신세계’라고 붙인 것도 이런 확신에서다. 팸플릿이 나온 지 4년 후부터 신대륙은 ‘아메리카’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신대륙을 ‘아메리게’ 또는 ‘아메리카’로 부르자는 독일 지리학자 발트제뮐러의 제안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메리고가 직접 이름을 붙인 나라도 있다. 남미대륙을 탐사하던 그는 ‘브라질우드’라는 풀이 많은 땅을 ‘브라질’이라고 불렀다. 원주민의 수상가옥이 있는 땅에는 ‘작은 베니스’라는 뜻에서 ‘베네수엘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1454년 3월8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가 첫 항해에 나설 때 나이가 40세. 불혹의 나이에도 모험에 뛰어든 그를 보고 유럽인들은 앞 다퉈 배에 올랐다. 아메리고는 경제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18세기 계몽적ㆍ몽상적 사회주의의 원형인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의 재료가 아메리고와 함께 배를 탔던 선원들에게 들은 얘기이기 때문이다. ‘아메리고의 땅’ 아메리카 대륙이 전세계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한다. /권홍우ㆍ정치부장 입력시간 : 2005-03-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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