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없는 감원 후유증 커
비정규직.자동화기기 대체
1단계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어난 금융종자들의 대량 감원은 적지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노동전문가들은 급격히 강화된 은행원들의 노동강도가 「삶의 질」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이 조사한 산하금융기관 종사자들의 퇴직현황에 따르면 99년과 지난해 두해에 걸쳐서만 3만4,000여명의 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금융노조 산하의 조합원 수가 13만명이었음을 감안하며 거의 3명중 1명꼴로 은행을 떠난 셈이다.
부족한 인력은 파트타이머 등 비정규직 사원과 CD·ATM등 자동화기기가 대신했다. 98년부터 99년말까지 직원채용현황을 보면 2,674명 채용직원 중 정규직은 290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대체수단으로 활용된 비정규직과 자동화기기의 한계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 금융노조측은 『계약직 사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데다 이들의 근무시간 이후에 남는 업무는 대부분 정규직 사원들의 몫으로 돌아가 결국 엄청난 노동강도의 강화라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동화기기의 확대가 은행원들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상당부분 대체해주긴 했지만 자동화기기 역시 직원들의 관리를 필요로 하는 만큼 급격히 줄어든 인력을 충분히 보완해 주는데 부족함이 있다.
노동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고 있는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향후 더 강화될 것이라 것. 이미 2단계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또 한차례의 대량 감원 계획이 수립됐지만 이후 발생할 업무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에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감원과 이에 따른 노동강도의 강화는 오히려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게될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태준기자
입력시간 2000/10/0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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