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규모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메이저 업체들은 물론 최근에는 경방과 애경 등 중소 업체들까지 유통복합단지 건설에 뛰어들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 유통업체들간에도 인근 상권을 평정하는 `블록버스터(block buster)`식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복합유통단지 건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강력한 집객(?
▲?)효과 때문.
지난 88년 잠실에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ㆍ롯데마트가 들어서기 전 업계에서는 당시만 해도 황량하던 잠실에서 대형 복합단지가 제대로 운영되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잠실점이 영업을 시작하자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됐다. 잠실 롯데타운은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스스로 상권을 형성하며 번창하기 시작했다.
백화점과 할인점에 오는 사람들이 롯데월드에 들러 놀다 가는가 하면 롯데월드와 복합영화관에 구경 온 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선순환이 되풀이됐다.
이후 잠실 롯데타운은 복합유통단지 개발의 전형이 됐고 유통업체들은 벤치마킹을 서둘렀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IMF 사태와 부지개발의 한계로 가라앉더니 최근 들어 신도시와 도심 재개발에 따라 다시 활성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죽전 복합유통단지=한동안 잠잠하던 복합단지 개발 분위기에 먼저 불을 댕긴 곳은 신세계.
신세계는 토지개발공사와 컨소시엄으로 죽전역세권에 오는 2006년 완공을 목표로 복합유통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신세계와 토공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회사인 ㈜그린시티를 앞세워 조성하고 있는 복합유통단지는 도로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 할인점과 오피스텔, 스포츠시설, 대형 주차장이, 왼쪽으로는 죽전역사, 극장, 또 다른 판매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마디로 다양한 유통ㆍ판매시설과 영화관ㆍ오피스텔이 공존하는 복합유통시설의 결정판인 셈이다.
신세계와 토공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택지조성 공사에 착수했으며 시설물 건축도 지난 5월 착공함에 따라 향후 분양ㆍ임대와 건축물 사용승인, 프로젝트 회사 청산과 같은 행정절차 등만을 남겨두고 있다.
특히 신세계의 죽전역세권 개발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백화점 및 할인점 업체들이 뛰어들었던 도심 역세권 개발과는 달리 배후에 아파트단지 등 시가지가 조성 중인 지역을 선점, 대규모 복합유통단지를 개발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인근에 생태공원 등 환경시설, 복합상영관까지 함께 조성하는 한편 여러 곳의 차량 진출입로를 확보, 인근 유통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쾌적한 환경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경방 영등포 복합단지=㈜경방은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전철역 인근에 위치한 회사 부지 1만8,300평에 2006년까지 5,750억원을 투입, 연내 대단위 유통단지를 포함한 컨벤션센터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경방의 개발계획은 연면적 4만2,000여평 규모의 테마쇼핑몰과 1만여평 규모의 오피스텔 등을 포함, 모두 11만평 규모의 복합건물을 짓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경방은 현재 운영 중인 경방필백화점을 리모델링해 컨벤션센터로 향하는 진입로로 활용,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도 함께 세우고 있다.
◇애경 `구로 프로젝트`=애경그룹도 애경백화점 구로점 뒤편의 여성용 주차장 부지에 현대식 복합 상업시설물인 `애경 게이트웨이플라자`를 개발하기 위한 구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구로 프로젝트는 현재 애경백화점 옆에 있는 여성용 주차장에 연면적 7만여평 27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3개 동을 세워 기존 백화점과 연결한다는 구상으로 게이트웨이플라자는 2004년 하반기쯤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게이트웨이플라자는 620여세대의 주거시설과 함께 백화점, 클리닉센터, 여가ㆍ레저시설, 극장, 실내스포츠, 사우나, 주차장 등이 들어서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함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광진구 자양동 건대 야구장터의 주상복합 유통시설 `스타시티`와 화성 동탄, 용인 동백지구에도 복합유통단지가 들어설 계획이어서 개발권 확보를 위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유통시설들은 이미 상권이 형성된 지역에 들어섰기 때문에 규모가 작고 다양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형편이었다”며 “하지만 죽전역사 등 최근 조성하고 있는 복합유통단지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한 복합유통단지의 전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