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둘러싸고 때 아닌 「통신전쟁」이 벌어지고 있다.제2시내전화회사인 하나로통신은 이달들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대규모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가입자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기존 시내전화회사인 한국통신도 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파트단지 가입자에 대한 집안단속에 나서면서 양사는 불꽃 튀는 아파트 마케팅전쟁에 돌입했다.
시내전화에 경쟁이 시작되면서 아파트단지가 최초의 전선으로 형성된 이유는 한꺼번에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은 앞으로 시내전화사업의 승패는 초고속 멀티미디어통신서비스 제공여부에 달려 있다고 판단,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속 인터넷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양사는 특히 기존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한 고객유치전 뿐 아니라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 있는 건설업체를 먼저 잡기 위해 치열한 제휴경쟁도 펼치고 있다.
전쟁의 조짐은 이미 1년전에 나타났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4월 ㈜부영이 경기도 남양주시에 짓는 6,000여가구 아파트단지에 광통신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면서 선수를 쳤다. 이어 쌍용건설과 서울, 경기도 용인·광주지역에 들어서는 1만5,000여 가구의 아파트에 초고속인터넷·영상전화 등이 가능한 광통신시설을 깔아준다는 협약을 맺었다. 현대건설과도 협약을 맺고 이 회사가 짓는 주요 도시의 모든 아파트에 광통신케이블을 깔아주기로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전쟁의 포문은 하나로통신이 열었다. 하나로는 서울·부산·인천·울산 등 4대 도시의 아파트중 자사의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를 일일이 소개하며 『전화선을 바꾸면 아파트값도 오른다』는 심리전 방식의 광고를 퍼붓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은 하나로통신의 서비스가 4대 도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약점을 파고 들어 자사의 ISDN(종합정보통신망)서비스가 『전국 60여개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며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한해 ISDN 가입자가 모두 1만명 남짓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선 홍보 성과에 힘입어 석달만에 1만명을 신규 가입자로 유치하는 전과를 거뒀다.
새로 짓는 아파트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나로는 삼성물산 주택개발부문과 「사이버 빌리지」를 공동으로 조성키로 협약을 맺고 오는 2001년까지 3만5,000여가구에 초고속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 SK·태영·롯데·경남기업 등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와 광통신서비스 협약을 맺고 미래 고객을 이미 확보했다. 국내 최대 아파트공급자인 주택공사와도 손잡는 등 하나로통신은 고객 확보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류찬희 기자 CHAN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