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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노 스포츠 콩트] 베이징 올림픽 최대 피해자는 박성화 감독


지난 24일 막을 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한국 선수단 최대 피해자는 누구일까? 아마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이 3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다. 박성화 감독은 지난해 7월18일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으로 취임했다. 당시 부산 아이파크는 전 전남드래곤스 코치 슬라벤 빌리치, 당시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던 폴 매리언 그리고 미국 프로축구 사커 뉴 잉글랜드의 레볼루션 코치 등을 감독 물망에 올려놓고 저울질 하다가, 동래고등학교를 나와 부산 출신이고, 프로축구 유공과 포항 팀을 맡아 풍부한 경험을 쌓은 박성화 감독을 영입했다. 박성화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를 맡은 후 “부산은 내 출신 지역이다. 그동안 팀이 부진하고 시민들의 호응이 적어 안타까웠다. 일단 중위권 도약을 목표로 정해 놓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박성화 감독은 그로부터 불과 17일 만인 8월3일 올림픽 축구대표 팀 감독을 수락하는 배신(부산 아이파크 팬들로 볼 때)을 하고 말았다. 박 감독은 당시 올림픽 축구대표 팀 감독을 수락하면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감을 밝히며 부산 아이파크 구단과 부산 팬들에게 "너무 죄송스럽고, 백번 사죄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자 부산 아이파크 팬들은 박성화 감독이 팀을 맡은 지 불과 17일 만에 배신을 하자 엄청나게 불만을 토로했다. “박성화 감독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는 말 아시죠” “이제 다시는 부산 연고 프로축구 팀 맡을 생각은 안하시겠죠” “17일만의 배신 정말 실망 했어요” “월드컵 대표 팀 감독으로 오라면 17일이 아니라 7일만이라도 갔겠네요”등등 그러나 부산 아이파크 팬들은 박성화 감독이 다른 팀으로 간 것도 아니고,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맡았기 때문에 더 이상 성토를 하지 않았다. 올림픽 축구대표 팀이 잘 되어야지만 한국 축구도 잘된다는 대승적 차원의 행동이었다. 그러나 박성화 감독은 올림픽 대표 팀을 맡아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오르더니, 본선에서 모든 축구 팬들을 실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박성화 감독은 첫 경기 카메룬과 1대1로 비긴 이후 두 번째 경기인 이탈리아 전에서 전술상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박 감독은 줄곧 4-4-2 전략을 써 오다다 이탈리아를 맞이해서는 이탈리아의 수비가 강하기 때문에 미드필더를 장악하겠다는 의미에서 4-3-3 을 선발 라인업으로 내세웠고 미드필더 라인에서 중앙에 집중을 시켜 조직적이고 두꺼운 미드필더 층을 이용하려는 전략이 역으로 사이드 공간을 내주면서 초반부터 실점을 하였다. 박 감독은 결국 후반 백지훈, 이청용 등을 투입하면서 4-4-2 전략으로 바꾸면서 다시 한국적인 플레이로 찾아가는가 싶더니 역습에 의해 결국엔 3번째 골을 허용했다. 확실히 4-3-3 보다는 4-4-2 가 더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기존의 써오던 전략을 다른 전략으로 바꾸면서 조직력이 깨져 버린 것이다. 박 감독은 이탈리아에 0대3으로 대패를 당하고, 온두라스를 1대0으로 꺾어 1승1무1의 성적으로 8강 진출에 실패한 이후, “선수들은 아무 잘 못이 없다 모든 것은 내 잘 못이다” 라고 말했다. 올림픽 축구대 팀이 8강 진출에 실패한 데 비해 야구팀은 쿠바, 미국, 일본 등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프로야구는 올림픽 금메달의 대 성과에 힘입어 95년에 달성한 연간 최대 540만 관중 돌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8강 진출에 실패한 프로축구 K리그는 비빌 언덕이 없다. 박성화 감독의 부산 아이파크 배신과, 올림픽 축구 8강 진출 실패가 K 리그 흥행에 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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