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금리는 몇 번의 굴곡을 경험했다. 연초 3.3%대에서 시작한 지표금리는 한달만에 1%포인트이상 급등, 2월초 4.4%대를 기록했고 2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반전, 6월초 3.6%대로 낮아졌다. 이후 금리 상승세가 재연되며 8월 중순 다시 4.4%대를 기록했다. 8~9월 4.1~4.4%의 범위에서 등락한 금리는 9월 중순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 11월 중순 5.2%까지 급등했다.
3차례에 걸쳐 급반등을 보였던 금리는 최근 들어 다소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지난 주말 5.0%대 초반으로 하락, 11월 중순에 기록한 고점대비 0.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번 금리 하락은 이전과는 몇 가지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6월이후 12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미국 FRB가 처음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공표된 11월 FOMC 회의록에서 지속적인 정책금리 인상이 자칫 경기긴축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섞여 있다. 이는 당장은 아니지만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종료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이 종료될 경우 내외 금리 역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내 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우려가 상당부분 희석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지표금리 상승압력을 줄일 것이다.
채권수급이 개선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추가경정예산의 축소로 국고채 발행이 소폭 감소할 예정이고, 지나친 금리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통안증권 등 채권의 발행을 조절하고 있다. 줄어들기만 했던 채권수요는 뚜렷한 신규자금 유입은 없지만 내년 채권투자 신규자금 집행을 염두에 둔 선취매성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고 있다. 또 금리급등에 따른 가격메리트 부각으로 채권 저가매수성 자금유입도 감지된다. 이런 차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금리하락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금리 하락이 올해 금리 상승시기 중간에 나타났던 짧은 반락에 그칠지, 의미 있는 추세 반전일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이에 대한 1차 판단 시기는 11월말~12월초가 될 것이다. 산업활동ㆍ수출입ㆍ물가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가 집중되고 추수감사절을 끝낸 미국 채권금리가 새롭게 방향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오는 12월 8일 예정된 금통위에서는 10월에 이어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여러가지 변수의 영향으로 금리는 당분간 등락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이런 고비들을 넘긴 12월 중순 이후 안정을 찾아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