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일銀 매각대금중 7천억원 달러결제로 변경

원화강세 10월까지 지속되면 수백억원 손실 가능성<br>SCB는 한달후 200억원 이상 추가이익 가능

예금보험공사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으로부터 받는 제일은행 매각대금 가운데 7천억원어치를 당초 발표와 달리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지급받기로 했다. 이는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하락압력 요인을 줄이고 연말에 필요한 달러자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지만 현재와 같은 원화의 강세가 오는 10월까지 지속될 경우 예보는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생겼다. 반면, SCB는 현재의 1천원선 환율이 유지된다면 한달후에 200억원 이상의 추가이익을 얻게 된다. 10일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보유중인 제일은행 지분 48.49%에 해당하는 매각대금 1조6천482억원 가운데 9천380억원은 원화로, 나머지 7천102억원은 달러화로 받기로 지난 1월20일께 SCB와 합의했다 이는 당초에 매각대금을 주당 1만6천511원씩 계산해 모두 원화로 결제한다고 지난 1월10일에 발표됐던 합의내용이 변경된 것이다. 정부지분 2.95%에 해당되는 1천2억원은 당초 합의대로 원화로 받기로 했다. 이런 방식의 매각작업은 공자위의 심의와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다음달11일께 완료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연말에 달러자금이 필요한데다 외환시장에 대한 부담도 줄이기위해 SCB측에 달러로 결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예보는 또 적용환율은 매각종료일전 5영업일간의 평균환율로 정하되 달러당 1천33∼1천50원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1일께 원.달러 환율이 1천33원 이상으로 급상승하지 않는다면 예보는 이 환율을 기준으로 7천102억원에 해당되는 6억8천750만달러를 SCB로 부터 받게 된다. SCB는 원래 합의대로라면 다음달 11일께 시장환율이 현재와 같은 1천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7억1천20만달러를 예보에 지급해야 하지만 수정된 합의에 따라 6억8천750만달러만 주면 되므로 2천270만달러, 즉 227억원의 이익을 가만히 앉아서 챙기게된다. 예보는 이런 고정환율로 제일은행 매각대금을 수령함으로써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입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예보 관계자는 "6억8천750만달러를 받으면 이를 곧바로 산업은 행과의 6개월 스왑거래를 통해 이 달러자금을 주고 7천102억원을 받아 공적자금상환 기금으로 전입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오는 10월에 다시 산은에 같은 금액인 7천102억원을 주고 6억8천750만달러를 되돌려 받기 때문에 환율하락에 따른 리스크는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연말께 환율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손실이 생겼다고 현단계에서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예보의 설명대로 환율이 1천50원을 넘어서면 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은 매각대금 결제환율인 1천33∼1천50원에 비해 크게 낮은 1천원선까지 내려왔으며 조만간 9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손실액은 스왑계약이 종료되는 10월께 원.달러 환율이 현재와 같은 1천원에 머문다면 245억원 가량에 이르며 환율이 980원으로 내려가면 손실은 360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몰라도 하락세로 굳어진다면 예보의 손실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SCB는 한달후에 이익을 챙길 가능성이매우 높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좀더 멀리 본다면, 환율이 900원대로 굳어질 가능성과 1천50∼1천80원으로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동시에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900원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은행 관계자는 "예보가 SCB와 합의한 결제환율 1천33∼1천50원은 합의당시인 지난 1월20일께의 환율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당시에는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에 예금공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볼 수도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고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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