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남미진출 확대 교두보 마련

■ 韓-칠레 FTA타결 임박첫 FTA체결… 日·멕시코와 협상도 탄력예고 4년을 끌어온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농수산물 등 일부 품목에서 이견이 있지만 핵심쟁점에서는 양측간 조율이 마무리돼 이르면 18일 열리는 6차 협상에서 일괄타결도 기대된다. 한ㆍ칠레 FTA 협정은 우리나라가 체결한 최초의 FTA라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반쪽짜리 FTA라는 견해도 있다. ▶ 한ㆍ칠레 FTA 주요내용 최종 타결내용을 봐야겠지만 그동안 거론됐던 협상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양측은 핵심쟁점이던 농산물과 공산품 개방일정에서 한발씩 양보했다. 칠레는 비교우위에 있는 사과와 배에 대해 관세철폐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했고 한국은 세탁기와 냉장고를 예외품목으로 인정했다. 칠레는 당초 사과와 배를 뺄 경우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으나 지난 2월 고위급 회의에서 우리측이 다른 농산품의 개방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에 따라 한국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칠레산 포도에 대해 우리가 포도를 생산하지 않는 계절(11~4월)에만 관세를 낮추는 계절관세를 부과하되 해마다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춰 최장 10년 안에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칠레측은 사과와 배를 예외로 인정하는 대신 복숭아 등 일부 과실류를 10년 안에 무관세화하고 쇠고기와 닭고기 등에 대해서는 매년 일정 물량을 낮은 관세로 수입해달라는 '옵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칠레의 대(對)한국 수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동괴(동광석의 1차가공품)의 경우 무관세요구를 철회함에 따라 7년 후 관세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 의미와 평가 한국이 첫 FTA를 체결함에 따라 현재 논의단계에 있는 한ㆍ일, 한ㆍ멕시코, 한ㆍ싱가포르 FTA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질서의 대세인 자유무역의 물꼬를 튼 셈이다. FTA 체결국들은 첫 단추를 꿴 것을 계기로 급속도로 대상국을 확대해왔다. 칠레만 하더라도 유럽연합(EU) 등 8개국과 FTA를 체결했고 현재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13개국과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첫 FTA 협정체결은 앞으로 진행될 다른 FTA 협상에서 귀중한 경험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비교열위에 있는 국내 농업과 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간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신흥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FTA 협상 경험은 멕시코와의 FTA 협상에도 적잖은 힘을 보탤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FTA'라는 시각도 적지않다. 우리의 주력품목인 세탁기와 냉장고, 칠레의 주력품목인 사과와 배는 아예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했고 일부 공산품과 농산품에 대해서도 단계적 무관세화함으로써 자유무역의 의의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또 과실류에서는 예외로 인정받았다고 하지만 복숭아와 쇠고기ㆍ농수산 가공품에 대해서는 시장을 사실상 개방해 국내 농가에 피해가 우려된다. 권구찬기자 고광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