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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미국의 경제 체력

미국의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0월 발표된 추정치 3.8%에서 4.3%로 상향 조정됐다. 이러한 성장세는 미국 경제가 지난 여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충격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이는 2004년 1ㆍ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으로 미국 경제는 과거 10분기 연속 연율 기준으로 4%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올봄과 9월 우리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제시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올해처럼 그러한 전망이 많은 해도 드물었다. 3ㆍ4분기 GDP 수정치는 특히 기업들의 투자 활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내구재 주문이 지난해에 비해 6% 증가하는 등 특히 활발했다. 또 전체 민간 기업들의 투자도 5.8% 늘었다. 과거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면 이번 3ㆍ4분기 성장은 기업들의 투자가 주된 동력이었다. 이러한 점은 비록 부동산시장이 냉각되더라도 향후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3ㆍ4분기 수출 증가율이 0.8%밖에 안됐지만 이는 미국 탓이라기보다 여전히 주춤거리는 유럽 등 해외시장의 소비둔화에 기인한다. 물론 미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위험은 역시 인플레이션이다. 3ㆍ4분기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에 비해 3.6% 증가했다. 금 가격은 온스당 500달러를 넘어섰다. 이러한 금 가격 상승은 그만큼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려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 행진을 거듭할 것이라는 점도 시장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어디까지 금리를 올릴지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당분간 금리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재 공화당의 무분별한 정책도 위험 요인이다. 중국에 대한 관세나 정유회사들에 대한 초과이득세 등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3ㆍ4분기 GDP를 통해 분명해진 것은 미국 경제가 자연재해와 금리인상,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는 유가, 그리고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비관주의 등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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