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부, 원화 약세 용인 시사

최중경 재정부 1차관 "수년간 고평가…일부 정상화되는 과정"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은 19일 “원화는 수년간 고평가됐기 때문에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일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환율이 단기간에 폭등하지만 않는다면 점진적인 원화 약세는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ㆍ금융상황점검 회의 모두발언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은 수급과 실물경제 상황, 대외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정부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는 시장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도 “최근 환율 상승은 원화 가치의 정상화 측면이 일부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또 “외환시장은 일방적인 기대가 아니라 양방향으로 모두 열려 있는 시장이 돼야 건강한 시장”이라며 “환율이나 주식 시장 모두 급변동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정부는 변동성을 취해주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환율 급등세를 방치하지 않겠다면서도 원화 약세가 더 진행될 것이라는 상호 모순된 분석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이 불안할 정도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지만 않으면 환율 상승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로서는 미국 경기 침체, 유가 및 원자재 급등, 내수 둔화 조짐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올해 6% 성장’을 위해 환율 상승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한편 최 차관은 “최근 시장 상황, 증시 주변 여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금융 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는 최근의 경상수지 적자와 물가상승,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지속 가능성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일단위로 경제ㆍ금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차관을 비롯해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승일 한은 부총재, 허경욱 대통령실 국책과제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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