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해 ‘위기는 맞지만 극복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의미에서는 ‘위기’가 맞다”고 말한 뒤 “그러나 극복할 수 없고 지속적인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위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는 지금까지 위기를 먹고 커왔다”며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현재 내수와 투자가 침체돼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지만 모두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며 경제 낙관론을 견지했다.
2ㆍ4분기에 내수가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기존의 견해에 대해서도 유효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총재는 “지난해 4ㆍ4분기가 가계 금융부채 문제의 피크(정점)였다”며 “최근 대출 연체율이 감소하고 고용도 늘어나고 있어 내수감소 추세가 머지않아 멈출 것이라는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5월 소비동향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고민”이라면서도 “아직 6월이 남아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등 종전의 강한 어조에서 한발짝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물가에 대해서는 “물가가 내수침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상승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그래도 현재로서는 올해 물가목표 유지(2.5~3.5%)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향후 금리전망과 관련, “물가불안 요인이 커지면 금리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박 총재는 최근 시중에서 나돌고 있는 하반기 금리인하설에 대해 “현재로서는 금리인하 논의가 적절하지 않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의 콜금리 운용목표를 현재의 연 3.7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콜금리는 지난해 7월 4.0%에서 3.75%로 낮아진 후 11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