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차세대 반도체 주도 '플래시토피아' 성큼

■ 삼성전자, 32기가 낸드플래시 개발<br>칩하나에 노래 8,000곡·도서 220만권 저장<br>부피도 80% 줄여 지난35년 기술한계 극복


2년 뒤 배낭여행의 필수품은 뭘까. 64GB(기가바이트) 메모리카드가 내장된 내비게이션이다. 복잡하기로 유명한 스페인 톨레도시의 소고드베르 광장 뒷골목도, 중국 베이징 시장도 손안의 내비게이션에 모두 들어 있다. 플래시토피아가 만들어내는 세상의 한 단면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이 생활을 창조하고 있다. 단순하게 PC나 모바일의 저장장치를 넘어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을 메모리 반도체가 바꿔놓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진화를 ‘플래시토피아’란 말로 표현했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는 기가 시대를 넘어 오는 2010년 이후 테라 및 페타(Peta) 시대를 겨냥한 전혀 새로운 개념의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정보기술(IT)ㆍ생명공학(BT)ㆍ나노기술(NT)을 넘어 퓨전기술(FT)의 시대를 이끄는 모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을 뛰어넘은 기술=삼성전자가 개발한 CTF 기술은 반도체 집적화 공정인 나노공정의 한계점을 50나노에서 20나노로 낮췄다. 아예 새로운 개념의 기술로 메모리 반도체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다. 기존의 플로팅게이트 기술은 전하가 저장되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플로팅게이트 위쪽에 컨트롤게이트가 있는 복층구조로 50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에서는 셀간 간섭효과가 장애요인으로 발생한다. 또 복층구조이기 때문에 반도체 제품의 슬림화에도 장애가 있다. 이와 달리 CTF 기술은 실리콘을 질소로 처리한 신물질인 나이트라이드(SiN)라는 부도체가 플로팅게이트와 컨트롤게이트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해 셀간 간섭효과를 없애는 한편 부피를 80% 가까이 줄였다. 지난 35년간 반도체 공정에 사용돼온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의미다. CTF 기술로 삼성전자는 155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CTF 기술이 아니면 더이상 플래시메모리의 미세공정과 고용량화가 의미가 없다”는 황 사장의 말처럼 CTF의 기술이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기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가 만드는 유토피아(Utopia)=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반도체를 이용한 생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삼아 문자와 사진을 담는 디지털페이퍼 시대를 넘어 음악ㆍ동영상 등 일반인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아 저장했다가 자유자재로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고 있다. 실제 2008년께는 32Gb 낸드플래시가 양산되면 메모리칩 하나에 노래 8,0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MP3, 국회도서관 220만권을 다 저장할 수 있는 ‘손안에 도서관(64GB 낸드플래시 카드 10장 사용)’도 등장할 예정이다. 또 노트북PC의 하드디스크를 대부분 낸드플래시를 이용한 128기가바이트 SSD(Solid State Disk)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사장은 “12개 PC 업체 대부분이 SSD를 이용한 노트북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고용량 제품을 개발, 낸드플래시의 가격을 1년에 절반씩 떨어뜨리면 이에 맞춰 새로운 제품들이 일반에 보급돼 신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가 현실로 다가온다=황 사장은 11일 신물질 메모리인 512Mb(메가비트) P램을 소개하며 FT가 한발 더 현실로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P램은 워킹메모리 역할을 하는 램과 비휘발성 메모리인 플래시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으로 기존 플래시와는 지우는 동작 없이 반복해 쓸 수 있으며 플래시보다 30배 정도의 속도를 발휘한다. 황 사장은 “P램은 노어플래시의 킬러가 될 것”이라며 “P램은 모바일 반도체의 새로운 전략제품”이라고 말했다. 신개념 하이브리드 SoC(시스템온칩)도 삼성전자 미래전략제품. 기존 하이브리드 드라이브의 5가지 핵심 기능을 하나로 합쳐놓았다. 하이브리드 SoC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문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제품이다. 황 사장은 “퓨전반도체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뇌에 근접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2GB급 플래시 메모리 하나면 인간의 하루 24시간의 기억을 1주일치나 담을 수 있다”며 “사람은 이제 창조적인 생각과 가족들에게 정을 주는 일을 뺀 나머지는 모두 플래시 메모리에 맡겨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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