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한국의 가족 문화

한국에 온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우려를 많이 했다. 한국의 생활 패턴이나 문화가 네덜란드와 다를 수 있고 기업적인 마인드도 상이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5년 전 한국에서 근무를 했던 친구가 한국에서는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다른 나라 사람에게는 다소 배타적이라고 얘기해주었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물론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히딩크가 한국 축구를 월드컵 4강으로 끌어올린 덕분에 방송과 신문을 통해 한국, 한국인의 역동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아 그런 선입견이 많이 불식되기는 했으나 한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친구의 정보가 보다 사실적으로 다가왔고 그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 생활은 생각과는 달리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보다는 개방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었고 직원들 또한 외국인이라는 편견 없이 회사의 경영진으로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래서 오히려 세계의 시대흐름에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한국을 정확하게 읽지 못한 친구의 정보가 다소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인의 사고나 생활은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이미 글로벌화된 마인드가 적지않고 매사에 도전적이며 적극적이다. 생활 면에서도 밝고 인간미가 넘쳐난다. 우리 회사의 직원들 또한 업무에 적극적이며 열성적이다. 한국인들의 일에 대한 태도와 끝까지 책임감 있게 완수하는 모습을 정말 존경한다. 상사를 대하는 태도 또한 명랑하고 예의 바르며 다정다감한 면이 많다. 그래서 항상 가족적인 분위기, 인간미 넘치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한국인들이 인간미 넘치는 생활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끈끈한 가족관계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우선 가족호칭도 엄청나게 많아서 외우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 많은 방계혈족에 일일이 고유호칭이 있다는 것은 나 같은 외국인에게는 매우 재미있는 차이점으로 느껴진다. 이런 독특한 점은 결국 한국인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애착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인들이 항상 밝게 생활하는 모습은 한국의 뿌리 깊은 가족문화의 전통에서 연유되고 있지만 그것이 결국 한국 사회를 단결시키고 나아가서는 한국 발전에 원천적인 힘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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