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그레이트 체인지 코리아] "선진국과 격차 작은 천연물 신약등 유망분야 집중투자를"

1부. 대한민국 미래 보고서 ④ ㈜대한민국을 바꿀 '제3의 씨앗'<br>초고강도 콘크리트·나노로봇·유기태양전지·휴머노이드 등<br>미래 좌우할 기술 전략적 육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휴머노이드

유기태양전지

천연물 신약

나노로봇

전자종이


100층, 200층 등 초고층 빌딩을 짓는 데 필수적인 재료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다. 빌딩은 콘크리트가 감당할 수 있는 높이만큼만 올릴 수 있다. 빌딩뿐만 아니라 초장대 교량 건설에도 필수적인 소재다. 한국은 독일ㆍ일본과 함께 세계 3대 강국으로 세계 최고 기록인 345m보다 두 배 이상 긴 800m 초장대 교량 건설을 연구하고 있다.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쓰면 건물 기둥과 외벽의 두께, 교량과 교각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기하학적 건축물도 지을 수도 있다. 미래는 이처럼 기술이 생존을 좌우한다. '제3의 씨앗(성장동력)'을 어느 분야에서, 누가 빨리 선점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명운(命運)이 좌우된다. 때문에 미국ㆍ프랑스ㆍ일본ㆍ중국ㆍ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는 물론이고 IBMㆍMITㆍRAND 등 글로벌 기업과 대학ㆍ연구소들은 기술의 현주소와 연구개발 트렌드, 발전속도 등을 분석해 미래 변화와 그에 따른 유망기술을 예측하고 있다. 미래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 연구소,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들도 미래 먹을거리가 될 유망기술과 유망산업을 찾고 있다. 미래의 생존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은 이미 점화됐고 우리가 찾고 있는 '제3의 씨앗'은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형이다. ◇무엇이 우리를 먹여 살릴까=서울경제 자매지인 '파퓰러사이언스'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공동으로 지난해 미래유망 10대 기술을 선정, 발표했다. 국내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가운데 선진국과 상대적으로 기술격차가 작고 국가 차원의 집중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을 뽑아냈다. 선정된 기술은 ▦수백 층 높이의 초대형 건물을 짓는 데 필수적인 초고강도 콘크리트 ▦식물 등에서 추출한 천연물 신약 ▦광합성을 모방한 유기태양전지 ▦우라늄 이용률을 60~100배 향상시킨 차세대 원자로 ▦질병 유전자를 바꾸거나 수리하는 치료제 ▦바이러스ㆍ암세포를 제거하는 나노로봇 ▦노인을 돕는 휴머노이드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전해가는 무인자동차 ▦하늘을 혼자서 나는 무인항공기 ▦전자장치를 종이처럼 만든 전자종이 등이다. 하나같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우리의 소중한 밀알들이다. 이중 천연물 신약만 놓고 보자. 바이오 신약은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고 화학 합성신약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기술과 시장을 꽉 잡고 있다. 반면 천연물 신약은 진입장벽이 낮고 한의학을 통해 수백 년 동안 쌓은 노하우가 많다. 천연물 신약은 화학 합성신약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세계적 진통ㆍ해열제인 아스피린도 버드나무 추출물에서 출발해 만든 화학 합성신약이다. 다만 식물 등 천연물에 대한 연구가 동반돼야 하고 임상실험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천연물 신약은 결국 선진국과의 연구격차가 크지 않고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큰 분야로 이것을 잡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받는 지름길임을 보여준다. ◇에너지 딜레마의 해결사, 유기태양전지와 차세대 원자로=인류는 더 적은 온실가스로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야 하는 에너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태양전지와 원자력이다. 1세대 실리콘 태양전지의 바통을 이어받은 유기태양전지는 차세대 태양전지의 선두주자다. 식물의 광합성을 모방한 기술로 필름처럼 얇게 만들거나 구부릴 수 있으며 가격은 1세대의 20%에 불과하다. 강용수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유기태양전지는 1세대 태양전지와 달리 일본ㆍ유럽ㆍ미국 등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고 세계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몇몇 분야는 국내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5년 내에 실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수주하면서 원전 건설이 미래 먹을거리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원전은 우라늄 광석의 0.3~0.4%만 쓰고 나머지는 방사성 폐기물이 되는 실정이다. 우라늄 부족과 사용 후 핵연료라는 부작용이 큰데 차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가 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 사용 후 핵연료를 재사용하면서 우라늄 이용률을 현재보다 60~100배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병장수의 꿈, 유전자치료제와 나노로봇=정상적인 세포도 생리조절 유전자가 고장 나면 암세포가 된다. 암은 잘라내도 재발한다. 유전자 치료는 이처럼 고장 난 유전자를 교체하거나 수리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준다. 유전자치료제의 핵심은 정상 유전자를 정확한 위치에 옮겨주는 운반체를 찾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5개 제품이 연구개발을 끝내고 시판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74건이 임상실험 중이다. 또 국내 유전자치료제 전달기술이 세계적인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질병을 치료하는 나노로봇은 미래의 신불로초로 불린다. 원자 3~4개 크기의 나노로봇이 혈관 속에서 이동해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제거하고 상처부위에 약물을 투여해 낫게 한다. 미국은 2004년 다리 길이가 100억분의1m인 나노로봇을 만들어 걷도록 했고 이스라엘은 혈관 속을 돌아다니는 1㎜ 크기의 나노로봇을 개발했다. 한국도 2006년 세계 최초로 나노 톱니바퀴와 기어를 만드는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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