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커뮤니케이션 경쟁력

‘벽 없는 조직(Boundary-less Organization)’이라는 말이 있다. 기능별로, 혹은 팀간에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어떠한 장애물도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라는 뜻으로 GE의 잭 웰치가 휴가 중에 구상한 경영 기법이라고 한다. 조직 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대화의 장벽인 심리적 벽을 제거하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조직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이라고도 한다. GE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존재하는 많은 외적인 벽을 허물어 거대 조직을 신속한 의사 전달과 유연한 사고를 지닌 벽 없는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요즘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혹은 커뮤니케이션 장애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벽안의 모 은행장은 통역을 대동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한국인 여직원들과 채팅을 하기도 하고, 모 공기업은 사무직과 기술직을 교차 발령을 내기도 하고, 기술직간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서로 다른 파트에 대한 보직을 교차 부여하기도 한다. 상하는 물론이거니와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면 회사의 정확한 상황을 직원들이 공유하며 서로 이해하게 되고 회사의 발전을 위한 중지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각별하다.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신속하고 공정한 공시를 통해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장과 정부는 기업의 움직임에 대해 항시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증권사는 정확한 조사 자료와 전망을 투자가에게 제공하고 기업도 조회공시나 시장 루머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야 시장이 질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역시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단일민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갈등이나 이념 갈등, 계층 갈등 등으로 사회 통합과 발전이 쉽지 않은 듯하다. 갈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상호 이해 정도가 낮은 것으로 다시 말해 커뮤니케이션 경쟁력이 매우 낮다는 뜻이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100번은 말하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현대사회는 개인ㆍ조직ㆍ국가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기에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의 단절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기업이나 국가의 경우 어떤 변화나 좋은 제도를 도입하려고 해도 강한 저항에 부딪히거나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칭기즈칸이 아시아와 유럽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고 통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체계적인 기마시설을 통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축에 있었다.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시장경제, 국가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커뮤니케이션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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