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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차 대전 최강 군대, 독일 아닌 핀란드군"

■ 2차대전의 마이너리그

한종수 글·굽시니스트 삽화, 길찾기 펴냄


5,000만명이 넘는 희생자, 북남미를 제외한 전 대륙이 전쟁터.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역사는 기록되지만, 모든 사실이 전달되지는 않는다. 2차 세계대전 역시 전쟁의 주역이었던 독일, 소련, 미국, 영국, 일본을 중심으로 알려져 있다. '2차대전의 마이너리그'는 전쟁의 조연이었던 나라들을 재조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특히 폴란드, 핀란드, 이탈리아에 집중하며 이들 국가가 2차 대전에서 어떻게 싸우고 생존했는지 전달한다.


저자는 폴란드의 경우 2차 대전이라는 거대한 드라마에서 주역이라고 하기는 어려워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조연이라고 단언한다. 폴란드는 유럽의 모든 전선에 참가한 유일한 연합국이었으며, 패전국을 제외한 모든 참전국 중 폴란드만큼 전쟁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겪은 나라는 없다고 할 수 있다. 2차 대전으로 600만명이 넘는 폴란드인이 희생됐다. 인구 비율로 계산한다면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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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이 끝나면서 히틀러로부터 해방되지만, 스탈린이란 거대한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극적 운명을 겪기도 한다. 스탈린의 압력으로 미국과 영국은 런던에 있던 폴란드 망명정부의 정통성을 공식적으로 취소한다. 이후 1990년 망명정부를 해산하기까지 폴란드는 2차 대전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군대 중 어느 나라 군대가 최강일까. 대부분 독일군을 뽑지만, 저자는 군대의 규모와 장비를 제외하고 병사 개개인의 순수한 전투력과 지휘관의 기량만 본다면 최강의 군대는 핀란드군이라고 생각한다. 소부대가 대부대를 토막 내 각개격파하는 모티 전술의 시초인 기습작전을 펼치며 소련을 상대로 훌륭하게 싸웠고, 정치적으로도 입장을 잘 정리해 전후 소련의 위성국 신세를 면했다. 그러면서도 서구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는 외교적 성공까지 거뒀다.

이탈리아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저자는 "2차 대전을 영화로 비유한다면 독일, 소련, 미국, 영국, 일본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주연이라면 이탈리아가 맡은 역할은 감초 연기를 하는 코믹캐릭터"라고 말한다. 이탈리아의 경우 로켓병기가 없었으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개발하지 못했다. 소프트웨어쪽의 취약성은 더 치명적이다. 장군들과 장교들의 수준은 너무 낮았고 훈련된 부사관은 거의 없었다.

저자가 봤을 때 폴란드는 열정적이었고, 핀란드는 패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능력도 없으면서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쟁에 참여한 허세국가였다. 1만5,000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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