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재테크 상품으로 꼽힌 해외펀드의 인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해외자산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와 대한투자증권 자산관리 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재테크 전망 설문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재테크 수단으로 해외펀드가 꼽혔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포트폴리오가 중국, 인도, 일본 등 일부 지역에만 편중됐다고 보고 투자 지역을 다양화해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내년 전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어서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느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각 지역별 경제 및 증시 전망을 통해 유망 투자지역을 골라보자. ◇미국 및 선진유럽 비중확대를=이머징마켓 증시처럼 화끈한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내년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3년차에 접어들면서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경기 연착륙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유럽의 경우 올해 월드컵 효과로 인한 투자 및 소비 증가세로 2.8% 성장했다. 내년은 2.4%로 다소 둔화할 전망이지만 투자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용증가로 이어지며 견조한 소비 증가세가 유지되고 실업률이 감소하는 등 매크로 측면에서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한요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시기에는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됐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이머징마켓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포트폴리오 내에 변동성이 적은 선진 북미와 선진 유럽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장기적으론 긍정적이지만…=아시아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포트폴리오가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는 점은 부담이다. 또 중국과 인도의 경우 올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예전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낮아졌고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내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2월8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중국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66.57%, 인도펀드는 48.29%를 기록중이다. 중국은 경기 과열을 억제하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투자는 줄이고 내수는 촉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신은만국증권의 천샤오성(陳曉昇) 연구소장은 최근 방한해 “내년 대규모 기업공개와 기업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중국증시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며 상하이심천300종합지수는 35% 정도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위안화 절상 등으로 수출증가율 둔화가 예상되는 점과 기업지배구조문제 등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인도와 일본의 경우 전문가들 간에 전망이 엇갈린다. 사이먼 루돌프 프랭클린템플턴운용 부사장은 “인도 증시는 최근 3~4년간 성과가 좋아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2002년 2월 이후 최장기 경기확장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상 싸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머징 유럽 및 남미는 상반기 조정 때 가입하라=이머징 유럽 및 남미지역의 경우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의 향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올들어 국제 상품가격이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급등했다가 조정을 거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이머징 유럽의 경우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자국 시가총액에서 에너지 섹터 비중이 78%에 이르는 러시아가 이 지역 시가총액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따라 기업이익의 변동성이 큰 만큼 이머징 유럽 펀드 역시 국제유가와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다. 남미지역에서는 브라질의 시가총액 비중이 53%에 달하는데 브라질 증시도 에너지 및 소재 섹터의 비중이 59%나 된다. 하지만 남미에서 31%의 비중을 차지하는 멕시코의 경우 소재 비중은 19%에 불과하고 통신 및 필수소비재가 40.19%에 달할 정도로 내수주 비중이 높은 만큼 분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요섭 애널리스트는 “이머징 유럽보다는 남미지역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면서 기대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며 이머징 유럽보다는 남미지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 “이머징마켓의 비중확대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내년 상반기 바닥을 기록한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조정을 이용해 점진적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