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北 연평도 도발] 외환시장 "차원이 다른 리스크"

역외시장 40분만에 40원 폭등 '패닉'<br>"원·달러 환율 고점 파악 힘들다"… 당분간 생각보다 큰 후폭풍 예상<br>유로·엔화 등 메이저 통화까지 달러화 대비 일제히 약세


아일랜드 구제금융 사태 등으로 살얼음판 같은 안정을 이어가던 외환시장은 연평도에서 북한군이 도발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나온 장 마감 직후부터 일대 패닉을 연출했다. 외환 딜러들도 이번 도발이 "과거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는 차원이 다른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시장에 생각보다 큰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당분간 시장에 쇼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외환시장은 장 마감 때까지만 해도 주가하락 등의 영향만을 제한적으로 받아 11원80전 오른 1,137원50전에 장을 끝냈다. 하지만 연평도 교전소식이 전해진 뒤 달러 선물 동시호가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수직 상승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역외시장에서는 NDF 1개월물이 오후3시20분께 1,150원대로 올라간 뒤 3시50분에는 1,18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교전 소식이 나온 뒤 불과 40여분 만에 서울 외환시장의 종가보다 40원 넘게 폭등한 셈이다. 한 외환딜러는 "NDF 시장 참가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역외 환율이 순식간에 미친 듯 올라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전까지 북한의 도발은 포 사격이 해상에 떨어지거나 북 함정이 영해를 침범하는 정도의 시위였는데 영해침범 정도가 아니고 육지를 타격한 것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은행의 딜러도 "북 도발로 역외 시장이 패닉인 상황"이라며 "정확한 상황 파악이 돼야겠지만 국지전 가능성까지 언급되면 달러ㆍ원 환율은 고점을 생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화뿐만 아니다. 도발 소식이 터진 후 전세계 글로벌 외환시장도 요동을 쳤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도발 소식 직후 유로화와 엔화 등 메이저 통화는 물론이고 아시아 통화들까지 모조리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서 들썩였다"고 전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과거와 차원이 다른 만큼 시장의 움직임에 어디까지 이어질지 쉽사리 예측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 팀장은 "지금 무슨 근거로 시장상황을 예측할 수 있겠느냐"며 "과거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 환율의 꼭짓점이 어디가 될지 전망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당국이 일시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지정학적 문제로 발생한 만큼 외환당국이 나서서 시장에 개입을 해봤자 일시적 효과에 그치고 결국에는 아무런 약발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당국자도 "지금은 시장 상황을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시장 관계자들이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은 피해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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