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亞금융시장 '美인플레 태풍권'

日·유럽 등 인플레 압력 고조에 공격적 금리인상 도미노 가능성


미국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일본ㆍ유럽을 포함한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주식ㆍ환율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에서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이, 일본에서는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조만간 인플레이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식 제기되면서 주식과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인플레 태풍권’으로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 증시 일제히 급락, 환율도 동반 하락=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공포는 아시아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일본ㆍ대만ㆍ태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19일 일제히 2% 안팎의 급락세를 연출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일본은행의 디플레이션 연내 종료 선언 소식과 인텔 실적에 대한 실망감 등이 맞물리면서 장 내내 약세를 보인 끝에 전일보다 1.67%(222.75엔) 하락한 1만3,129.49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18일(3.80%)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로써 닛케이지수는 엿새째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이로 인해 지수도 400엔 이상 추락했다. 대만(2.6%)과 태국(1.87%), 홍콩(1.41%) 등 아시아의 다른 주요 증시들도 폭락세를 기록했으며 최근 외국인투자 붐을 타고 급등세를 보였던 인도와 파키스탄도 1%가 넘는 내림세를 보였다. 이머징마켓의 달러 이탈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통화와 채권 가격 역시 내림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0.25엔 하락한 115.96엔으로 약세행진을 이어갔고 태국 바트, 인도 루피, 싱가포르 달러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도 달러화에 대해 하락세를 거듭했다. 채권시장에 대한 시각 역시 부정적이다. 모건스탠리의 리처드 버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 우려로 국채 가격이 전세계적인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ㆍ유럽ㆍ일본 등 주요국 인플레 압력 커져=아시아 금융시장이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기인한다. 미국 노동부는 18일(현지시간) 9월 생산자물가(PPI)가 전달보다 1.9%,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6.9%나 올라 각각 31년과 15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4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CPI)도 전월 대비 1.2% 올라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근원 소비자물가도 다섯달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18일 유럽연합 통계기구인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유럽 24개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6% 뛰어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일본중앙은행(BOJ)은 소비자물가 상승이 추세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어 연말에는 디플레이션이 끝날 것 같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공격적 금리인상 도미노 가능성=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금리인상과 맞물리며 금융시장에 더 큰 파고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금리인상을 주도해왔던 미국의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총재가 18일 ‘중립적’ 금리수준을 최고 5.5%까지 올렸고 로저 퍼거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신중한’ 통화정책이 조기에 철회될 수 있다”고 말해 금리인상 속도와 규모가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그동안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던 일본과 유럽의 중앙은행들까지 금리인상 대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필요할 경우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조만간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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