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법원 민원서비스 개선이나 공판 중심 구술심리 강화 등의 사법개혁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 1일 오후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가진 만찬에서 “사법부가 국민으로부터 믿을 만하다는 말을 임기 말에 듣고 싶다. 그래서 고통이 크다”며 “그러나 개혁의 진도가 생각만큼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법원장은 “골프나 치면서 가만히 있을 수도 있지만, (개혁 지속을 위해) 판사들을 계속 만나고 있다”며 “하지만 금세 원위치로 돌아간다. 사법부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어 언론에 대해 “취임 2주년 성과에 대해 평가를 받아보고 싶지만 칭찬보다 개선해야 할 점을 중점적으로 지적해달라”며 “그래야 보수적인 법원이 바뀔 수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법원장의 발언은 취임 이후 지속적인 개혁행보에도 불구하고 구술심리, 민원서비스 개선 등의 사법개혁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법원의 보수적인 성향상 이 대법원장의 개혁마인드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