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바이오산업은 마라톤이다

“야! 이 단백질 덩어리야.” 얼마 전 TV 한 오락프로에서 출연자가 툭 던진 대사에 박장대소했다.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또 항체 개발을 연구하는 회사의 대표로서 무심코 틀어놓은 TV 속 ‘단백질’ 이라는 단어에 눈과 귀가 솔깃해졌다. 단백질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생명성분으로 머리카락부터 시작해 무릎관절ㆍ피부 등이 모두 단백질로 구성돼 있고 일반적으로 인체 질환의 98%가 바로 단백질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전세계 많은 과학자들의 공통된 고민은 ‘인간 생명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과연 무엇인가’다. 사람 몸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를 밝혀내는 것은 인간 생명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기에 전세계 많은 과학자들은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실제로 전세계 많은 바이오 기업들과 제약 회사들이 바로 이 단백질을 연구해 질병의 본질과 이를 치료하기 위한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과 연구성과 역시 세계적인 수준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역량을 집중해 불과 10여년의 짧은 기간 동안 세계 10위권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이 연간 매출 4조∼5조원 규모의 중견 산업으로 자리잡게 된 것만 보더라도 실로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바이오 기술의 핵심부문은 아직도 선진국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나 정보력이 부족해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바이오 벤처들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바이오산업은 그 특성상 여타 산업과 달리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산업이다. 육상경기로 따지면 마라톤과 같다. 긴 안목에서 출발, 페이스를 조절하며 42.195㎞ 그 절정의 순간까지 많은 고통과 인내가 반드시 뒤따르는 것이 바로 바이오산업이다. 국내에는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고군분투하는 기업들과 과학자들이 참 많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목표는 눈앞의 부와 권력이 아닌 인간 생명의 미래를 보다 밝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소명이 우선하고 있음을 국민들은 이해해야 한다. 또 바이오산업은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특히 요구되는 분야이기에 산ㆍ학ㆍ연이 함께 힘을 모을 때 가까운 미래에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세계일류산업으로 자리 매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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