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구촌 선두기업] 일본 후지쓰

일본 최대의 전자회사인 후지스사가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분야에서 세계 최고업체로 부상하고 있다.후지스사는 10년전부터 반도체와 컴퓨터 칩 등 하드웨어 분야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 왔다. 미국에서 이미 컴퓨터, 텔레콤, 데이타 네트워크 분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도 후지스의 급부상에 도움이 됐다. IBM, 휴렛 패커드, 콤팩 등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들은 이미 최소한 이들 사업중 2가지 분야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후지스사는 그동안 네트워크 시대에 사용할 무기를 숨겨왔다. 미국에서 음성, 데이타, 화상교신이 네트워크상에서 통합되기 전인 80년대 후반부터 후지스는 고속 멀티미디어 전송기술인 비동기식 전송모드, 즉 ATM에 수억달러를 투자해 왔다. 또 지난 95년 1월 고베 지진 이후 사장으로 발탁된 아키쿠사 나오유키(60)씨는 취임 두달 후 골칫덩어리인 반도체 사업부문을 대폭 정리했다. 반도체 분야는 과거 2년간 23억달러의 엄청난 돈이 투자됐으나 컴퓨터 칩 가격의 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아키쿠사 사장은 2주일간 고심한 끝에 「장기적으로는 칩 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영국의 후지스 칩 공장의 문을 닫고 4억8,000만달러를 포기했다. 그는 또 일본에 있는 칩 공장도 과감하게 정리해 칩 사업을 부수적인 사업으로 격하시켰다. 올해 후지스사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분야의 총 매출액은 지난 해보다 12.6% 늘어난 312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 분야의 매출액은 과거 3년간 33%의 고성장을 지속, 올 3월 결산기에는 이 분야에서 140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아키쿠사사장은 후지스사에 입사한 후 시스템 엔지니어 분야로 전공을 바꾸었다. 그는 90년대 초 향후 후지스사는 하드웨어를 포기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 전력해야한다고 주장해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세계 컴퓨터 서비스와 컨설팅 분야의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달러에 달하고 연간 14%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세계 최대회사인 IBM이 10%의 시장 점유율 밖에 가지지 않는 경쟁시장이다. 아키쿠사 사장은 『나의 목표는 후지스를 세계적인 정보기술회사로 만드는 것』이라며 『3~4년내에 세계 2~3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 최대의 전자회사인 히타치나 칩 및 컴퓨터 메이커인 NEC 그룹 등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 중점을 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 뒤늦게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후지스의 아성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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