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는 21세기 세계산업구조와 경제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의제를 다루게 된다. 그래서 시애틀라운드 외에 밀레니엄라운드라고도 불리고 있다. 농산물 서비스 공산품 관세인하 등 기존의 의제는 물론 환경·노동 등 새로운 의제도 논의할 예정이다.회의는 벌써부터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농산물 개방문제를 둘러싼 회원국간의 사전조율이 실패로 끝나 뉴라운드 선언문의 초안 마련도 하지 못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급기야 뉴라운드 합의문 도출을 위해 주요 30개국 WTO 정상회담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농산물·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압박을 받게되는 한국의 협상입지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농산물 수출입국간의 팽팽한 대립으로 선언문초안 작성에 실패한 것은 다행스럽다고 볼 수 있다. 농산물의 추가개방에 반대해온 한국으로선 협상여건이 다소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산물시장 지키기에 치중하느라 다른 분야의 대응전략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된다. 수출주력상품에 대해 선진국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악용해온 반덤핑조치의 남발방지에 소홀히 대처해서는 안된다. 금융 및 서비스분야는 IMF 사태 이후 대부분 빗장을 푼 만큼 이제는 해운·운수·건설 등에서 선진국들의 양보를 요구해야할 것이다. 투자 및 경쟁정책 분야에서는 그동안 쌓은 실적을 무기로 개방정책을 추진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 새로운 국제규범을 설정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이 개방될수록 유리하다. 뉴라운드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돼 다자간 무역체제가 강화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개방된 분야의 산업은 더 발전했다. 결코 당초 우려한 대로 붕괴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키기에 급급했던 금융서비스 분야는 그후 부실화의 길을 걷다 결국 환란을 맞았다. 농업분야도 42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나아진 것이 없다.
농산물시장도 지나치게 빠른 개방을 막아야 하는 것이지 단계적인 개방은 불가피하다. 다른 분야의 개방도 경제선진화에 도움이되므로 피하기만 할 일이 아니다. 다만 국내산업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