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전트빌증오·분노·불안·슬픔·혼동·무질서가 없다면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사람들은 그래서 가끔 가공의 세계를 만든다. 때문에 「전원일기」처럼 사랑이 넘치는 TV 드라마들이 장기간 인기를 모으고 있는지도 모른다. 게리 로스 각본·감독의 「플레전트빌」이 서 있는 지점은 바로 이같은 상상력이다.
결손 가정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고교생 데이비(토비 맥과이어)는 유쾌하고 따뜻한 정이 넘치는 흑백 홈드라마 「플레전트빌」의 열렬한 팬. 그는 드라마 내용을 자신의 삶보다 더 사랑한다. 데이비는 어느날 쌍둥이 여동생 제니퍼(리즈 위더스푼)와 채널선택권을 놓고 다투다 드라마 「플레전트빌」의 세계에 빨려들어간다. 그들은 드라마 속의 주인공 버드와 메리 수의 역으로 재탄생한 것. 그곳에는 그러나 세트와 정해진 역할만 있었지 사람들은 욕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인형의 도시였다. 데이비와 제니퍼는 제멋대로 그곳 사람들에게 육체적인 사랑과 무질서를 이식시키는데, 흑백의 사람들이 사랑을 알고부터 점점 칼라로 변한다.
영화는 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칼라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세계에는 따뜻한 동심만이 아니라 욕심투성이의 갈등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