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돈 가뭄' 할부사 생존모드 돌입

여전채 발행규모 8개월새 10%이하로 급감<br>4월 1조6,000억서 이달 1,250억 그치자 영업축소 나서


할부금융사의 회사채(여전채) 발행 규모가 불과 8개월 만에 10% 이하로 감소함에 따라 할부금융사들은 자금 가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 25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할부금융사의 여전채 발행규모는 올 4월만 해도 1조6,000억원에 육박했지만 이달에는 1,250억원으로 10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금융사들의 여전채 발행 규모는 올 1월 8,560억원에서 3월에는 1조원을 늘어났고 4월에는 1조5,7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에도 1조원 넘게 발행됐지만 ▦7월 6,850억원 ▦8월 5,910억원 등으로 감소했다가 9월에는 7,482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그러나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부도 사태 직후인 10월에는 발행규모가 1,450억원으로 전월의 5분의1로 급감했다. 그 후 ▦10월 1,150억원 ▦12월 1,250억원 등으로 가까스로 명맥만 유지하는 형편이다. 올 3월만 해도 15개 할부사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11월에는 대우ㆍNHㆍ외환ㆍKT캐피탈과 현대캐피탈 등 5곳이 각각 200억~300억원가량을 발행하는 데 그쳤고 12월에는 산은캐피탈 등 네 곳만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한 할부사의 부사장은 "리먼 사건이 터진 10월 이후 발행금리가 높아져 발행을 미뤄왔는데 최근에는 금리수준과 관계없이 발행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며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채 발행시장은 상당기간 얼어붙을 것으로 보고 영업을 줄이는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는 이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전업계 카드사인 롯데ㆍ삼성ㆍ현대와 신한카드의 카드채 발행 규모는 올 1월 5,450억원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4월 7,800억원 ▦9월 8,600억원 등으로 발행 규모가 늘었다. 리먼 사태 직후인 10월에도 6,400억원을 발행했지만 11월에는 2,43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가 12월에 만기물량에 대한 차환발행이 늘면서 5,000억원대를 회복한 상태다. 금융전문가들은 "시장 불안이 여전해 여전채와 카드채 발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여진 한국채권평가 연구원은 "최근까지도 비(非)은행채 투자자가 눈에 띄지 않는 등 발행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뀐 것이 없다"며 "금리는 소폭 내려갔지만 할부사들의 펀더멘털이 바뀐 것은 아닌 만큼 시장불안이 해소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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