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제도 영구 폐지 가능성

오는 2010년까지 한시적으로 폐지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가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똑같은 1가구 3주택라도 매입한 시기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등 혼선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2011년부터는 주택을 팔 때 현재 1가구 3주택인 사람과 지금부터 2010년 말까지 주택을 사서 1가구 3주택이 된 사람의 과세가 달라지게 된다. 즉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효되기 전 이미 1가구 3주택자가 된 사람이 2011년 이후로 주택을 팔 때는 60% 세율로 중과되는 반면 내년까지 새롭게 주택을 구입해 3주택자가 된 경우는 영구적으로 기본세율(6~35%, 2010년은 6~33%)만 내면 된다. 이와 같이 매입 시기에 따라 주택을 팔 때 매기는 세금이 달라짐에 따라 2011년 이후로도 양도세 중과제 폐지가 이어질 가능성이 대두된다. 동일한 3주택자인데도 집을 산 시기가 다르다고 해서 세금을 다르게 받을 경우 과세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탓이다. 이처럼 양도세 중과제도가 제 각각으로 혼란스러운 것은 당초 정부가 징벌적 양도세 중과제도를 영구적으로 폐지하겠다고 구상했던 안이 국회를 거치면서 '한시적인 폐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까지 매입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는 사람도 '영구 과세'한다는 부칙을 포함시키면서 양도세 중과제는 '그때 그때 다른 제도'가 돼버렸다. 김종필 세무사는 "시장을 살리려다 보니 유례 없이 사는 시기와 파는 시기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 특별한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며 "결국은 한시적이냐 영구적이냐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다주택자가 본인의 사정으로 내년까지 주택을 팔지 못하면 불리한 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 안에 집을 팔고 다시 주택을 매입할 경우 '세금 면죄부'만 주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집을 갖고 투기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양도세를 절감하면서 때에 따라 엄청난 시세차익도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가 자칫 정부가 의도한 거래활성화는 이루지 못한 채 투기를 방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데는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우려를 감안해 다주택자 및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매도 시점에 따라 탄력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금 투기지역에 있는 주택을 매입해 2년 이상 보유한 뒤 투기지역이 해제된 시점에 매도하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라고 하더라도 일반과세된다는 것이다. 거꾸로 지금 투기지역이 아닌 곳의 주택을 사서 2년 보유 후 매도하더라도 매도할 시점에 주택 소재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면 10%포인트의 양도세 탄력세율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 다만 단기양도에 대한 중과세 적용은 유지되는 만큼 1년 이내에 매도하면 50%, 2년 이내에 매도하면 40%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또 지방의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은 3주택 이상 중과제도를 운영할 때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