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비틀거리는 숙취해소음료

술 덜 마시는 문화 확산에 저렴한 대체재 인기<br>지난해부터 성장세 제동<br>값싼 헛개차 음료에 밀려 편의점 매출도 뚝 떨어져


과도한 음주보다는 저도주를 즐기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음주ㆍ회식이 잦은 직장인의 간 보호'를 내세워 성장세를 달려온 숙취해소음료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 규모는 2011년 2,058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 1,901억원으로 7.6% 감소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줄어들었다.

주요 유통채널인 편의점에서도 주요 숙취해소음료 제품 매출이 부진하다. A편의점이 집계한 올 1~8월 주요 숙취해소음료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CJ제일제당의 '컨디션파워'와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는 각각 7.2%, 15.8%씩 줄어들었으며 그래미의 '여명808'은 2.6% 신장하는데 그쳤다.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지난 1992년 CJ제일제당의 '컨디션'을 시작으로 대상의 '아스파', 조선무약의 '솔표 비즈니스', LG화학의 '비전', 백화 '알지오(RGO)' 등이 출시되며 식품뿐 아니라 제약ㆍ주류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IMF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군소 제품들이 퇴출되고 주요 제품 위주로 재편되면서 지난 2011년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넘어서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정체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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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건강 개선 기능성을 강조한 한국야쿠르트의 발효유 '쿠퍼스'도 올해 1~8월 매출이 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600억원)보다 33% 줄어들었다. 위 건강 기능성을 내세운 발효유 '윌'이 여전히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음주 문화 변화에다 불황까지 겹쳐 쿠퍼스(2,000원)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신제품 '세븐(1,000원)을 대체품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숙취해소음료 시장의 침체 원인에 대해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헛개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헛개차 음료가 저렴한 가격경쟁력에 힘입어 숙취해소음료의 대체 제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컨디션헛개수'와 광동제약의 '헛개차'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헛개차 음료 시장은 2011년 280억원에서 지난해 586억원으로 2배 넘게 성장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86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성장했다.

숙취해소음료인 컨디션파워(100ml)의 가격이 4,500원인 반면 컨디션헛개수(340ml) 가격은 1,500원에 불과하다. A편의점 관계자는 "가격이 비싼 숙취해소음료 대신 헛개차, 에너지음료 등 다양한 제품들이 숙취해소음료 자리를 대체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헛개차 음료에는 숙취해소 성분이 없고 물처럼 갈증해소용도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제품 간 특성이 명확해 대체품을 찾기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다"고 반박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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